길지 않은 생애를 살면서 세 가지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첫째, 제 아내가 저를 남편으로 선택한 일. 둘째, UCLA 의대 교수님들도 손 못 대던 첫 딸 아이의 질병을 말끔히 고쳐주셨고 곧바로 건강한 사내아이를 주신 일. 셋째, 흠 많고 실수와 약점 투성이에게 새한교회를 맡겨주신 일입니다.
이 세 가지 이해하기 힘든 기적 속에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기적을 베푸신 분의 신뢰입니다. 제게 뭘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게도 아내와 자녀, 새한의 성도님들을 맡겨주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목회하면서 알게된 깨달음은, 이 분들 중에 여러 모로 저보다 훨씬 더 순수하고 훌륭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심부름을 잘 하려면 이 분들을 세워드리고 높여드려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저보다 훌륭한 평신도 목회자들을 믿고 맡기는 목회를 했더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제가 하는 일은 세 가지 뿐입니다. 말씀 전하는 일, 기도하는 일, 성도님들이 온전하게 섬길 수 있도록(목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입니다. 온통 하나님과 사람들을 높여드리고 세워드리는 심부름입니다.
평신도 목회자 한 분이 12명까지 섬기며 매주일 가정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식사와 찬양과 기도와 말씀, 그리고 한 주간 동안 서로의 삶을 나누며 선교도 합니다. 여기에 새로 초청받은 분들은 전혀 교회에 나가본 적이 없는 분들 뿐입니다. 이런 분들이 참 많이 모입니다. 그러므로 이 모임에서 예배, 교육, 친교, 전도와 선교 등 교회가 하는 일이 다 이루어집니다.
13명이 넘어가면 본인들이 새로운 지도자 한 명을 선출해서 분가해 나갑니다. 이렇게 모이는 장소를 목장이라 하고 지도자를 목자라고 부릅니다. 목장이 새로 분가하면 선교 후원지도 새로 생깁니다. 목장 이름은 대개 선교지 이름을 따서 짓습니다. 주로 매주 금요일에 가정에서 모이므로 가정교회라고 합니다. 교회이므로 매주일 모이고 남녀노소가 함께 모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분이나 아직 믿지 않는 분도 같이 모입니다.
지도자인 목자는 평신도 목회자입니다. 그 목장 식구들 심방은 물론이고 웬만한 경조사와 상담도 모두 목사가 목자에게 위임합니다. 목자가 허락해야 목사가 개인 심방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례 집행만을 제외한 모든 목회는 평신도 목회자가 다 하십니다. 이 분들은 목사의 심정을 가장 잘 아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기도 부탁이 옵니다. 엄밀히 말하면 주님께서 담임이시고 목사나 목자는 모두 주님의 심부름꾼인 부교역자입니다.
위임은 아무에게나 하지 않습니다. 믿을 구석이 있어야지요. 그러나 믿음이 가면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하나님께서 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위임을 하셨는데 이렇게 헌신되고 훌륭하신 분들에게 위임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수요예배의 삼분의 이(2/3)는 평신도 목회자인 목자님들이 주관해서 설교도 하고 예배인도도 하며, 제가 휴가를 떠나면 새벽기도 설교도 이 분들에게 맡깁니다. 저보다 훨씬 감동적인 설교를 술술 풀어가는 분도 여럿 계십니다.
주일예배를 연합 목장예배라고 부릅니다. 새한교회에 등록하려면 목장을 통해야만 합니다. 목장은 누구의 강요도 없이 스스로 선택합니다. 모든 사역이 철저한 본인의 선택입니다. 그러니까 자연히 목사에게 늘어나는 일은 기도와 세례식입니다.
목사는 평신도를 세워주면서 위임을 하니 행복하고 교인들도 본인 스스로가 정하는 선택권을 마음껏 누리니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 성 학 목사
(새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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