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짝 찢어졌다. 그 눈가에 교활한 미소가 걸려 있다. 위 앞니가 삐죽 나오고 그 사이 사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그리고 정강이에는 털이 숭숭 나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누구일까. 일본인이 ‘왜놈’으로 격하돼 불릴 때의 모습이다.
역사 교과서를 왜곡한다. 총리란 사람이 2차 대전 전범자의 유골이 안치된 절에 참배를 간다.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한다. 일본이 말썽을 부릴 때 한국 만화에 등장하는 일본인은 영락없이 이런 모습이다.
그 모습이 그런데 한국인의 모습이다. 한국인이 야비하고 교활한 ‘조센징’으로 비하될 때 일본의 만화가들이 그리는 한국인도 그런 모습이다. 눈은 짝 찢어지고 비굴한 미소에, 뻐드렁니가 나고, 정강이에는 털이 숭숭 난.
일본인들이 그린 ‘어글리 코리안’ 만화를 보면 ‘어쩌면…’이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싸우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미워하는 상대에 대해 지니고 있는 이미지가 너무나 똑 같아서다.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17.1%로 주변 5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비해 그나마 상승했다는 게 이 정도다. 반면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43.5%로 나타났다. 이는 오히려 작년의 54.0%에 비해 낮아진 것이라고 한다.
한국일보와 요미우리신문이 해마다 하는 여론조사 결과다. 이를 보면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일본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90.2%다. 전년의 88.6%보다 불신의 폭은 더 깊어졌다. 일본국민의 한국 신뢰도도 낮아졌다. 작년의 경우 일본 국민의 근 60%가 한국을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는 43.4%로, 불신한다는 반응이 51.2%로 더 높았다.
양국 관계에 대한 시각도 그렇다. 한국민의 87%가 나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국민은 59.4%가 그런 견해다.
하여튼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로가 안 좋다. 그 가운데 한 가지 편차가 발견된다.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시각이 더 부정쪽으로 심하게 경사돼 있다는 것이다. 왜.
한국민은 피식민지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피해자란 말이다. 그러니 일본에 대한 감정이 결코 좋을 수 없다. 때문에 당연한 결과란 얘기다.
그러나 이로만 설명하기에는 뭐한 부분이 있다. 그게 뭘까. 반(反)일 감정을 일부러 조장한 결과 같다.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해서.
증오는 증오만 불러온다. 그 증오의 고리를 먼저 잘라낼 때 상대가 제대로 보인다. 이게 일본을 넉넉히 이기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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