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들이 하버드나 예일 등 아이비리그에 들어가면 우선 부딪치는 것이 문화적 쇼크라고 한다.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정도면 출신 고등학교는 물론 그 지역에서는 알아주는 수재이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시험 성적만 좋아서는 안되고 특기며 과외활동도 남달라야 하기 때문에 ‘아이비리그 입학은 장기 프로젝트’라는 말까지 나돈다. 적어도 아이가 중학교 들어갈 때부터는 학기별, 방학별 학과공부며 과외 활동 계획을 미리미리 세워두고 몇 년간 빈틈없이 준비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 그 어려운 과정을 다 거치며 드디어 명문대 합격증을 따낸 학생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재로 그 자신의 프라이드도 상당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막상 학교 캠퍼스에 들어가 보면 전혀 다른 세상과 부딪쳐서 한동안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 내 주류를 이루는 학생들은 대부분 동부 명문 사립고등학교 출신들로 끼리끼리 서로 잘 알고 생활환경이 한인사회 이민가정들의 환경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한 20대 전문직 여성은 수년전 캠퍼스에서의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친구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부의 수준은 입이 딱딱 벌어질 정도예요. 아버지가 각 나라 대사, 상원의원, 대기업 CEO가 수두룩하고, 캠퍼스 내 건물들이 자기 할머니 이름, 할아버지 이름이라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어요. 석유 부자, 호텔 부자 등 거부들의 자녀들도 물론 많았지요. 클래스메이트들을 초청해 자가용 비행기로 콜로라도에 스키 타러 갔다가 마이애미 비치로 날아가고 하는 일은 다반사였어요”
평범한 이민1세 가정 출신인 그는 처음 그런 모습을 보며 ‘저런 세상이 다 있구나’싶었고, 그 자신은 황량한 불모지에서 온 느낌이더라고 했다.
몇년전 하버드 입학생의 출신가구별 소득조사를 보면 74%가 고소득층이고 중간소득 및 저소득층은 16%에 불과하다. 명문대학에는 왜 이렇게 부잣집 아이들이 많을까.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학이 이런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며칠 전 나왔다.
월스트릿 저널 기자로 명문대 특혜 입학 관련 책을 곧 출간하는 대니얼 골든 기자에 의하면 명문대 입학생의 1/3은 특혜 없이는 입학을 못할 아이들이었다. 부모가 권력층의 동문 혹은 사회적 저명인사이거나 돈이 많아 거액을 기부할 경우 SAT 1600점 만점에 300점을 맞아도 입학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특권층 자녀들이 명문대 정원을 차지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계 학생들은 어퍼머티브 액션 혜택을 보고, 연소득 4만달러 이하의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해서는 하버드 등 명문대학들이 학비전액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소득으로는 중산층이고, 캠퍼스 내에서는 소수계가 아닌 우리 자녀들만 중간에서 손해를 보고 있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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