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1주년에 저는 일본에 와 있습니다. 2,000명의 한국 유학생과 1,000명의 일본 및 중국 대학생들이 참가한 코스타 대회에 강사로 나서 복음을 나누고 있습니다.집회 장소를 오가는 길은 시골길입니다. 일본의 논두렁은 예외 없이 자로 잰 듯합니다. 농촌 길에 종이 한 장, 쇠똥이 전혀 없습니다. 한국의 논두렁과 너무 비교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일본의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것들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옳은 말씀인데 기분은 별로입니다.
일본에서 직장 생활하는 젊은이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자기 친구가 얼마나 친절한지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속을 털어놓지 않아 결국 짝사랑이었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나온 대학을 아는데 2년 걸렸다고 합니다. 우리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속에 있는 것 감추지 않고, 기분만 맞으면 다 끄집어냅니다. 경거망동이라고 탓하는 분도 있지만 그것이 한국인의 심성입니다.
제가 묵고 있는 동네 집들은 온통 겉 창문을 해 달아 속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만 떨어지면 일제히 겉 창문이 내려 닫혀 사람의 그림자를 볼 수가 없습니다. 도쿄만 그런 줄 알았더니 시골도 비슷합니다. 이러한 개인주의는 고속도로의 간이 휴게소나 식당에 가보면 심하게 다가옵니다. 아는 사람들끼리도 계산대에서 자기 것만 계산합니다. 합리주의라고 말하지만 계산대 앞에서 서로 내겠다고 다투는 한국인이 저는 좋습니다.
한 유학생이 아르바이트하는 가게 주인이 과거 일본인들이 한국 사람에게 저지른 만행을 회개하며 산다고 말할 때 저는 그 일본인에게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한국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대준 검소한 일본인 아저씨도 존경합니다. 한국에 살다왔다는 일본 아저씨가 예수님을 찬양하는 이번 코스타 대회 소식을 듣고 찾아와 은혜를 받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도 다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고 일본 사람도 다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을 비난합니다. 36년의 식민지 생활을 겪으신 어른들은 당연히 그렇게 말씀 하실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나오는 요나도 똑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이스라엘을 못살게 한 원수 같은 나라 앗수르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다가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 죽음을 맛본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요나의 원수도 하나님이 사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요나가 깨닫기를 원하셨습니다.
광복절을 일본의 고즈넉한 시골에서 맞으면서 일본과 일본 사람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저들이나 우리 한국인이나 다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입니다. 저들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