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 문화소통 돕자
변윤지양 등 대학생들
뉴햄프셔에서 봉사활동
20여명의 한인 입양아들과 이들의 양부모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가족간 문화와 언어소통의 다리를 놓아주는 젊은이들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뉴햄프셔주의 다트머스 대학교에 다니는 한인 대학생들. 지난 4월 심리학과 2년생 변윤지(20)양을 시작으로 문을 열자 학교 새라 리(19), 에이미 임(19)양과 최지연(21), 임수진(21), 박혜림(21)씨가 힘을 보태면서 이제는 어엿한 지역 한글 교육의 산실로 꾸며나가고 있는 것. 당시 변양은 한인 대학생과 입양아들을 이어주는 멘토십 프로그램 ‘빅십 리틀십’(Big Sib Little Sib) 회원자격으로 모임에 나갔다가 양부모들과 입양아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듣고는 한글학교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세 안팎의 어린 선생님들이 야심에 차게 시작한 한글학교이지만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참가하기로 했던 한인 대학생들이 갑자기 그만두자 혼자서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마땅한 교재가 없어 직접 제작한 프린트로 수업을 진행하는 등 한글학교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양부모와 입양아들의 한글 배우기 열정은 모든 허물을 덮고도 남았다. 현재 한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은 모두 46명. 이들은 3개월간의 첫 학기를 무사히 마쳤으며 학부모들은 종강하던 날 선생님들에게 100달러짜리 한식당 식사쿠폰을 수고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촌지(?)로 가져와 교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방학을 맞아 아케디아의 집으로 돌아온 변씨는 “대단한 일도 아닌데 남들에게 알리기가 부끄럽다”며 겸손해 했다. 변씨의 어머니 박소희(49)씨는 “딸이 기특한 일을 해서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윤지는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데 남달랐다”고 딸 자랑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박씨도 1981년부터 6년간 나성중앙안식일 교회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봉사한 경험이 있어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는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다.
변씨는 “한글학교에 나오는 양부모들은 정말 존경해야 하는 분들”이라며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한인 어린이들을 양자로 맞이한 것도 대단한데 한국의 문화까지 배워 입양아들을 돌보겠다는 마음에 감동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씨는 현재 오는 9월 개강과 함께 개학할 한글학교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새로 선생님도 충원하고 학생들도 모집해야 하기 때문. 그는 “전문적으로 한글학교를 운영해 보고 싶은데 경험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며 “기회가 된다면 전문 한글학교에서 연수를 통해 경험을 쌓아 더 많은 입양가정에 한글을 전파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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