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간신(奸臣)의 역사’가 아닐까. 중국사를 대할 때 가끔 드는 생각이다.
숱한 왕조의 부침이 중국사다. 그 왕조의 흥망사는 그런데 한 가지 패턴을 보여준다. 새 왕조가 시작된다. 그러면 기풍이 쇄신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부정부패가 만연한다. ‘간신들의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왕조는 몰락하고….
이런 식의 반복이 오천년 가까이 이어진 게 중국의 역사이고, 그 긴 세월의 대부분은 ‘간신들의 세상’이었다.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 중국 역사에서도 최대의 간신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있다. 화신(和 )이란 사람이다.
해먹은 스케일부터가 그렇다. 그의 활동기인 청나라 중엽은 뇌물수수가 관행이 되다시피 한 시절. 이 뇌물수수 관행의 원조가 다름 아닌 화신으로, 당시 모든 비리의 배후에는 그가 버티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은자로 2억냥 정도를 긁어모았다고 한다. 당시 청나라 조정의 수년치 세수에 해당하는 액수다. 권력을 휘두른 점에서도 화신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정의 재정권에, 군권도 장악했고, 인사권의 상당 부문도 쥐고 있었다. 게다가 사당을 결성하고는 자기에게 영합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무고를 했다. 그 권력이 얼마나 막강했던지 황태자까지 눈치를 볼 정도였다고 한다.
무엇이 그러면 그로 하여금 무소불위의 파워를 발휘하게 했을까. 황제의 절대적 신임이다. 고종 건륭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었기에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이다.
화신의 몰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황태자 시절은 물론 황제로 등극한 후에도 한동안 그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 인종이 전격적으로 체포해 처단한 것이다. 권력이, 뒷배를 보아주던 권력이 없어지면서 이 희대의 부패사범은 몰락한 것이다.
사상 처음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됐다. YS의 아들이다. 그리고 5년이 흘렀던가. 또 대통령의 아들이 구속됐다. 한 명이 아니었다. DJ의 두 아들이 구속됐던 것.
무엇이 이런 사태를 몰고 왔던가. 황제 같은 대통령이라고 했나. 그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권력자의 무조건적인 신뢰다.
또 3년여가 지났다. 이번에는 대통령의 조카가 구설수에 오른다. 황금알을 낳는 ‘바다 이야기’와 관련지어져서다. 대형 스캔들로 비화될 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낌새가 심상치 않다.
여기서 한 가지 패턴이 발견된다. 한국은 5년이 멀다고 ‘간신들의 나라’가 되고 있다는. 절대왕조 시대보다도 더 빠른 부패의 순환이다. 이를 도대체 어떻게 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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