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전 유엔대사 오락가락 행보 논란
한인 등 소수계 비하 발언을 한 앤드류 영 전 유엔대사가 22일 애틀랜타시에서 한인들과 비공개로 전격 만남을 갖고 한인 사회에 공식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 전 유엔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비하발언의 내용에 대한 사과의 뜻은 밝히지 않은 채 인종문제를 공식화시킨 데 대해서만 사과할 일이라고 말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한인 인사들과 영 전 유엔대사의 만남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23일 “그동안 영 전 유엔대사가 언론을 통해서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문제의 당사자로 지목한 한인사회에 대한 구체적 사과가 없었다”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청했더니 그가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40여분간의 면담에는 애틀랜타 한인회, 애틀랜타 식품상협회, 한미연합회의 관계자 등 소수만 참석했다.
그러나 영 전 유엔대사가 공식사과 의사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그 속내는 알 수 없어 사과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 전 유엔대사는 23일 CNN의 토크쇼인 ‘앤디 쿠퍼 360도’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문화와 음식 등에 대해 기념하고 칭찬할 때는 인종적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려운 사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인종적 딱지(Ethnic labels)를 제쳐놓는다”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게 내가 사과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며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전날 애틀랜타에서 영과 면담했던 한 참석자는 “영 전 유엔대사가 ‘미안하다’(I am sorry)는 말은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개인이 아니라 흑인 사회의 리더인데 괜히 더 자극했다가는 흑인 커뮤니티가 화나면 정말 큰일 난다”고 우려까지 했다. 그는 사과의 내용과 상관없이 한인 사회에 대한 사과표명 수준에서 영 전 유엔대사와 타협할 뜻임을 내비쳤다.
결국 영 전 유엔대사는 “곰팡이 나는 빵과 나쁜 고기, 썩은 야채를 흑인 커뮤니티에 팔고 바가지를 씌우는 한인들”이란 발언 내용이 한인 전체를 매도했다는데 동의하지 않겠다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미연합회(KAC) LA지부의 한 관계자는 “개별 소매상의 잘못을 전체 커뮤니티에 떠넘기는 발언은 무책임한 것으로 만약 그의 발언으로 흑인들이 한인 소매상을 오해하고 한인 가게에 불이라도 지르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문제의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 전 유엔대사는 당초 예상보다 늦은 31일께 한인 단체장들과 한인 언론을 초청해 한인 사회에 공식사과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앤드류 영 망언사태’는 그의 사과 내용과 수위에 따라 확산 또는 진정으로 국면전환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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