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커뮤니티 힘이 부족하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착잡하죠.”
지난 22일 앤드류 영 전 유엔대사의 한인 등 소수계 비하 망언을 비난하기 위한 커뮤니티 단체 연대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한미연합회(KAC)의 관계자는 회견 직후 착잡한 감정을 감추지 못 했다. 전날 사우스LA에서 흑인 단체 등 주도로 열린 ‘앤드류 영 망언’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는 주류 언론과 히스패닉 언론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발 디딜 틈이 없었던 반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은 한인 언론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주류 언론의 동일 사안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망언사태에 대한 한인 커뮤니티의 우려와 의사 표현이 묵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흑인 단체 주도로 이뤄진 전날 기자회견은 망언 당사자인 앤드류 영 전 유엔대사가 아닌 영 전 유엔대사를 월마트 홍보책임자로 고용한 월마트 성토 분위기였다. 월마트가 흑인 민간운동가를 이용해 커뮤니티 분열을 획책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인들은 영 전 유엔대사의 망언에 대해 1992년 LA폭동을 떠올리며 흑인 지도급 인사의 망언이 끼칠 반향을 우려하고 있다. LA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의 로빈 토마 위원장은 “한인들은 LA폭동에 대해 정신공황(trauma)을 앓고 있다”며 한인들의 정서를 정확히 짚어냈다.
KAC는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하고 14개 단체의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 며칠 동안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기자회견 주체를 LA카운티 인간관계위원회에 양보했다. 주류 언론 및 타커뮤니티의 도움을 위해서는 한인 간판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회견의 모습 한인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침묵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한인들 전체의 책임이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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