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인 등 소수계 영세업주들을 비하한 앤드류 영 전 유엔대사의 발언 때문이다. 영 전 대사는 흑인계 신문인 로스앤젤레스 센티넬지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커뮤니티에서 장사를 하는 한인·유대인 그리고 아랍인 등 업주들이 신선하지 않은 빵과 나쁜 육류, 시든 야채를 판매하면서 흑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어왔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그 해결방안은 월마트밖에 없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부적절한 발언이다. 경솔한 발언이기도 하다. 흑인 커뮤니티에서 장사를 하는 한인 등 소수계 업주 모두가 악덕상인인 양 싸잡아 매도한 인상을 주고 있다. 게다가 영 전 대사는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흑인 사회의 지도자다. 민권운동의 상징적 존재란 말이다. 공인이나 다를 바 없는 그의 이같은 발언은 자칫 소수민족간의 불화를 심화시키고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하는 말이다.
발언의 저의도 그렇다. 너무 속이 들여다보인다. ‘흑인들에게 바가지나 씌우는 악덕 업주’의 해결방안은 ‘흑인 커뮤니티가 보다 많은 월마트 매장을 유치하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월마트의 홍보계열사 사장이란 타이틀을 가지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나치게 이해상충적으로, 공인답지 못한 그의 처신과 발언이 주류사회에서도 물의를 빚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고 월마트 본사는 즉각 사표를 수락하기에 이른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했던가. 소수계 민권단체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영 전 대사는 사과의사를 표명했다. 한인 대표들과도 비공식 모임을 가지고 한인 사회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어느 수준으로 그가 사과를 할 것인지 한인 커뮤니티가 두고 볼 일이지만 사태가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차제에 한 가지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신선하지 않은 빵에, 좋지 못한 육류를 팔면서 돈벌이에만 급급한 한인 상인’이 정말 없는가 하는 것이다. 없다고 결코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영 전 대사의 발언은 일면 진실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인사회는 영 전 대사의 사과를 분명히 받아내야 한다. 동시에 이번 사태를 이같은 일부 악덕 업주를 퇴출시키는 자정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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