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 에인절스 맞아 홈런 4발 터뜨리며‘한국의 날’축하
투수 백차승 본보요청으로 포수변신, 안재종씨 시구 받아
구원투수 소리아노 직선타 머리 맞는 아찔한 순간도
시애틀 매리너스가 ‘코리언 나이트’를 기념하기라도 하듯 홈런 4발을 터뜨리며 파죽의 6연승을 구가해 모처럼 가족과 야구장에 나들이 나온 한인 야구팬들을 기쁘게 했다.
매리너스는 29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시작 전 20여년 째 코리언 나이트 행사를 주최해오는 한국일보를 소개한 뒤 안재종씨(퀸텟 모기지 린우드 사무소장)에게 시구를 부탁했다. 본보 요청으로 포구선수로 나선 백차승을 향해 아웃코스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은 안씨는“딱 하루 연습했는데 생각보다 잘 던져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5연승을 질주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탄 매리너스는 선발 제럿 와쉬번이 1회 초 선취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반격에 나선 매리너스는 곧바로 1회 말 선두타자 이치로 스즈키가 우월 솔로 홈런으로 포문을 열자 호주 출신‘백인 이치로’크리스 스넬링이 랑데부 홈런을 날려 경기 초반부터 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애드리안 벨트레와 라울 이바네즈가 잇달아 2루타를 터뜨려 다시 득점에 성공, 3-1로 앞서나갔다.
매리너스는 3회 이바네즈, 4회 스넬링의 홈런으로 5-1로 앞서며 승부를 사실상 판가름 지었다.
작년까지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와쉬번은 옛 동료들의 타격을 잘 묶다가 7회 연타석 홈런을 내줘 3-6으로 추격당하자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은 8회 초 라피엘 소리아노를 마운드에 올렸다.
95마일 강속구를 소유한 소리아노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요리한 뒤 메이저리그 최고 강타자 중 한 명인 블라드미르 게레로의 직선타구를 오른쪽 귀 아래 부분에 맞고 마운드에 거꾸러졌다. 소리아노는 응급구조대의 치료를 받은 후 하버뷰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골절 등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프닝으로 경기는 15분 동안 지연됐다.
하그로브 감독은 숀 그린과 조지 세릴을 잇달아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들이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자 마무리 JJ 푸츠를 일찌감치 마운드에 올려 연승기록 지키기에 총력을 쏟았다. 푸츠는 1과 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8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일부 한인 팬들은 매리너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한 상황이어서 맥 빠진 경기가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짜임새 있는 경기를 펼쳤다며 오히려 3개의 에러를 범한 에인절스가 시즌을 완전 포기한 팀 같았다며 한인 메이저리거 백차승이 선발에 합류한 만큼 그의 등판에 맞춰 운동장을 다시 찾고싶다고 말했다.
백차승은 시구 후“한국인 메이저리거로 한인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분발할 수 있도록 경기장을 많이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단독 인터뷰 2면>.
백차승은 2일 탬파베이와의 원정경기에 출장한 뒤 8일과 13일 대 텍사스(오후 7시5분), 토론토(오후 1시35분)와의 홈경기에 나선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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