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개인 파산신청 급감’... 속사정 보도
중산층, 의료비 비싸 아플 수도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올 전반기 미국내 개인 파산신청은 145만 건으로 전년 동기의 160만 건에 비해 9.4%나 감소했지만 그렇다고 미국인들의 재정 사정이 나아진 것은 전혀 아니며 오히려 돈이 없는 사람은 파산 신청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뉴스위크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하버드대 파산법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 파산신청 급감이 신용 회사의 로비로 만들어진 새 파산법에 따른 것이며, 파산은 개인 과소비가 아닌 일자리 상실, 비싼 의료비, 이혼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 돈이 없어 파산 신청도 못해= 지난해 새 파산법 반대를 위해 의회 증언도 했던 워런 교수에 따르면 파산법 제정 당시 의회에서는 신용회사의 로비스트들이 매일같이 수개월 동안 로비를 폈던 반면 재정 궁핍을 겪는 개인 가정을 위해서는 아무런 로비도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
그 결과 지난해 10월 부터 발효된 새 법은 중간 수준 이상의 가계 소득을 유지하는 사람은 파산 신청을 하더라도 부채의 일정 부분을 갚도록 의무화했으며, 개인의 경우 파산 신청을 내기 전 반드시 신용상담 절차를 거치게 했다.
따라서 새 법의 발효를 앞두고 지난해 7~10월 초까지 파산 신청이 급증했던 반면, 그 이후엔 크게 줄었으며 올 상반기 중 파산 신청은 27만1천건으로 전년 동기의 87만건에 비해 69%나 급감했다.
새 법에 따르면 파산 신청을 하려면 신청료 299 달러, 상담료 50 달러를 내는 것외에도 상담 신청에 앞서 3~6개월치의 부채를 갚도록 돼 있다.
따라서 신청료나 변호사 고용 비용을 낼 수 없는 극빈층은 지하 경제에 종사하거나 구걸을 통해 돈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파산 신청을 할 수도 없게 돼 있으며, 파산을 하고도도 빚이 남는 상황이 된다.
◇ 의료비가 너무 비싸 아플수도 없어= 신용회사들은 개인 과소비를 파산의 주범으로 몰지만 파산신청을 낸 가정의 90%는 일자리 상실, 의료문제, 가족의 죽음이나 이혼에 따른 것이다.
특히 파산 신청 가정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의료 문제가 발생한데 따른 것이었다.
이들 가정의 4뷴의 3은 의료 보험을 갖고 있으나, 보험료로 커버가 안되는 부분 때문에 결국은 재정파탄으로 연결된다.
요즘 미국의 중산층은 의료비가 너무 비싸서 아플 수도 없다.
축구를 하다 머리를 부딪쳐 잠깐 뇌진탕을 일으킨 소년이 응급실에서 처리를 받고 그날 나왔는데 청구된 의료비가 2만달러일 정도이다. 맹장 수술 정도로도 가산이 거덜날 수 있다.
◇ 파산 신청으론 노인층 구제 못해= 파산 제도는 과거만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전망이 밝은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효용이 있다.
그러나 많은 의료비가 드는 노인들의 경우 과거의 빚을 처리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미래 보장은 안된다.
특히 파산 신청을 자주하는 것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많은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늘 불안하다.
n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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