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소란혐의로 체포·구금 소식에
부모 수십차례 딸 상태설명 도움요청
경찰 연락없이 풀어준 지 3시간후 추락
석방후 납치·강간혐의로 갱단 1명 잡아
양극화 정신질환을 가진 20대 캘리포니아주 여성이 시카고 경찰에 공항에서의 소란혐의로 체포,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지 서너 시간 후에 7층 아파트 건물에서 추락했다.
당사자는 3개월 넘게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여서 스스로 투신했는지 누군가 그녀를 떠밀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시카고 경찰은 그녀의 “병원으로 데려달라, 부모를 불러달라”는 밤샘 울부짖음과 정신질환자로서의 선처를 당부한 부모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수십번 전화 끝에 부모는 다음날 ‘풀려났다’는 대답만 간신히 들었고 불과 3시간 후에는 “당신의 딸이 고층빌딩에서 떨어져 생명이 위독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상은 5일 시카고 트리뷴지와 LA타임스가 보도한 ‘5월8일의 시카고의 7층 건물 투신여성 케이스 의문 증폭’의 내용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여성 크리스티나 아일맨(21·캘리포니아주 락클린 거주)은 회복이 불가능한 코마 상태이며 그녀가 석방된 후 납치, 강간한 혐의로 갱단원 한 명이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시카고 경찰은 그녀가 구금됐던 29시간을 담당했던 경찰관의 처신을 조사중이다. 또 시카고시 변호사들은 시카고시와 경찰국, 담당 경찰을 모두 걸어 형사 및 민사로 고발한 그녀의 부모와 재판 전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부모는 시카고 경찰이 신원이 확실한 아일맨이 수감자들까지 ‘비정상적’이라고 느낄 만큼 밤새 난동과 비명, 협박, 애원을 했는데도 ‘닥쳐라’는 말로 방치했다고 격분하고 있다. 12번이나 넘게 전화해서 딸의 정신이상 상태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그대로 가뒀다가 리턴 콜은커녕 사전 연락도 없이 아무 연고 없는 거리에 내던져 이같은 참극을 만들었다는 것.
부모에 따르면 UCLA에 다니던 아일맨은 지난해 2월부터 양극화 정신질환(bipolar disorder) 증상을 보였고 37일간을 정신병동에서 지냈다. 퇴원 후 그녀는 다시 UCLA에 복학했으나 이상증세는 간헐적으로 나타났고 결국 학교를 자퇴했다. 그녀는 지난 5월6일 갑자기 시카고 공항의 렌터카 카운터라며 길을 잃었다고 전화를 걸었다. 부모는 공항 인근 호텔과 다음날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해 줬으며 7일 아침 “잘 잤다”는 전화를 듣고 안심했다. 그러나 그 날 오후 시카고 경찰은 딸의 체포 사실을 전화 메시지로 남겼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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