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대표단, 농산물·의약품 등 주요 분야 본격 협상
한국 원정시위대 워밍업…“비폭력·평화시위 벌이겠다”
경찰, “공공질서 해치면 응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6일 시애틀에서 개막, 양국 대표단이 의약품·자동차·농산물 등 각 부분에 대한 본격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 노동단체들과 연대한 한국 원정시위대의 대규모 반대시위가 시작됐다.
미국 내 최대 노동단체인 AFL-CIO는 6일 정오 경 다운타운 웨스트레이크 팍에서 열리는 개막집회에 적어도 1천5백 명 이상의 시위대가 참가할 것이라고 밝혀 시애틀경찰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크게 긴장하고 있다.
한국 원정 시위단을 대표하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KoA)는 5일 오전 AFL-CIO와 공동으로 다운타운의 노동회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것을 약속했다.
원정시위대 이미숙 대변인(전국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은 북미자유협정(NAFTA)을 모델로 하는 한미 FTA 협상은 임금저하와 노동조건의 악화를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다국적기업에만 이익을 주는 FTA는 반드시 저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정부가 FTA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민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구체적인 협상내용도 비공개로 일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A 협상이 중단될 때까지 미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 투쟁해나가겠다고 선언한 이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폭력이나 불법행위를 우려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를 반영하는 삼보일배 등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AFL-CIO 대변인으로 나온 티아 리 정책국장은 NAFTA 체결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노동자들은 임금정체로 가계부채가 수입을 초과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고있다며 “노동자들의 생존과 환경보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기 전까지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또한,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에 미달하는 한국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보호를 위해 공동투쟁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공정거래위원회(WFT)의 마리나 스쿠마니치 대변인도 한미협상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두 나라 국민들과 함께 환경에 맞는 무역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는 카이로-TV, 킹5-TV, 시애틀타임스 등 주류언론이 대거 참석, 비상한 관심을 보였고 KBS·MBC 등 한국의 주요언론사들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와는 별도로 스티브 브라운 서부경찰서장은 5일 오전 한국대표단 숙소인 웨스틴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회견을 갖고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시위를 허용할 방침이며 꽹과리 등 소음을 유발하는 기구의 사용도 시위 허가장소인 웨스트레이크 팍에서만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 서장은 공공질서를 해치거나 주민들의 안녕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과 시애틀조례에 따라 적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현 시애틀한인회장도 임광희 이사장과 함께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적인 시위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밤 노동회관에서 열린 시위대 오리엔테이션에는 한국과 LA·뉴욕·워싱턴DC 등지에서 파견된 원정시위대 1백명과 미국인 시위관계자 20여명이 참석, 나흘간의 반대집회에 대한 마지막 준비작업과 함께 적극적인 투쟁을 다짐했다.
‘No! FTA’라고 쓰인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이들은 지도부로부터 한미 FTA협상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주의사항도 전달받았다.
민주노동당의 장기갑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 시위자들을 독려했으며 미국 내 한인들의 투쟁을 주도하는 재미위원회의 이재수 사무총장은 “초기 세계화에 반대, 끝까지 저항한 인디언추장 ‘시애틀’의 혼을 본받아 투쟁하자”고 제의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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