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나, 죽었나. 오사마 빈 라덴을 두고 하는 말이다.
프랑스의 한 신문이 처음 보도했다. 이어 CNN이, 또 타임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망보도는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오지에 숨어 고립돼 있다 보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장티푸스에 감염돼 사망했다는 것이다.
꽤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오사마 빈 라덴이 신장병 등 질환을 앓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거기다가 프랑스 정보기관에, 파키스탄의 정보 소식통,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보 관계자들이 인용됐기 때문이다.
주말이 지나면서 그 사망소식은 그러나 ‘설’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련국들이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처구니가 없다면 없는 일이다. 유수한 세계적 언론들이 ‘설’을 사실인 양 보도한 꼴이 됐으니. 그런데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거의 동시에 그토록 많은 정보기관들이 인용됐다는 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음모설이 제기되고 있다. 빈 라덴 사망보도 소동은 그의 소재지를 알아내기 위한 정보기관들의 작전이라는 얘기다.
빈 라덴이 살아 있는 것으로 서방 정보기관에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6월29일. 미군폭격으로 사망한 알 자르카위에게 조의를 표하는 그의 음성 테입이 공개되면서다.
그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2004년 10월이 마지막이다. 그것도 비디오 테입으로. 이후 그의 종적은 묘연하다.
말하자면 그의 사망설을 흘림으로써 이에 자극 받은 빈 라덴이 새로운 비디오 테입을 공개하면 그의 소재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작전이라는 것이다.
꽤나 그럴 듯한 얘기다. 그러나 이 역시 ‘설’에 불과하다.
오사마 빈 라덴 사망은 확실히 뉴스다. 그의 죽음은 테러 전쟁이 미국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을 상징할 수 있다. 또 이슬람이스트들에게 주는 충격 역시 엄청나다. 그러나 잠시의 현상일 뿐이다. 이슬람이스트 지하드 운동은 이와 상관없이 계속된다고 보아야 한다. 9.11사태 5년이 지난 오늘 많은 관측통들이 내리고 있는 결론이다.
오사마 빈 라덴은 이미 자신의 역할을 다 마쳤다는 거다. 회교 테러리즘을 범 아랍운동에서 범 이슬람운동으로 변질시켰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육체적 죽음은 이제 와서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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