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은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니 행복을 바라는데, 행복과 불행은 다 자기 마음에 달렸다”고 말한다. <진천규 기자>
내가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비롯
부정의 마음 습관처럼 일상화
이민자의 현실 암담해도
긍정 자세로 마음 다스려야
“바다에 가서 ‘바다가 왜 이 모양이야’라고 말하면, 바다가 기분 나쁘겠어요, 말한 사람 기분이 나쁘겠어요? 행복이란 게 똑같아요. 누가 나를 괴롭혀서 세상이 괴로운 게 아니에요. 내가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불행한 거지요.”
산 속 절을 떠나 세상 속 수행 공동체를 지향하는 정토회의 지도법사인 법륜 스님이 20일부터 LA를 찾았다. ‘행복한 이민생활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순회 법회를 갖기 위해서다. 아시아의 노벨 평화상인 막사이사이상을 2002년 받았던 스님이 생각하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에 대해 들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괴롭지 않나요?
“오늘 날씨 왜 이래라고 짜증내면 뭐가 달라지나요. 더우면 더워서 좋고, 비오면 비오니 좋다고 생각해보세요. 남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면 내 인생이 행복해집니다. 미움 없는 사랑은 성인의 말씀이지만 스스로 말하면 그때부터는 자기 것이 되지요. 그때부터는 괴로운 인생이 극복되죠.”
-이민자의 삶은 더 고달픈데요.
“흑인과 히스패닉 상대로 돈을 벌면서 그 사람들을 비하하는 비즈니스맨을 봅니다. 왜 그러죠? 긍정하면서 사물을 바라보세요. 부정의 마음은 담배와도 같아요. 담배 끊는 게 좋을 걸 알면서도 누가 피면 따라 피게 되죠. 부정도 자꾸 습관처럼 일상화되죠. 현실이 암담해도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하세요. 노력이란 안 되니깐 연습한다는 뜻이죠. 쉽게 되면 노력할 필요가 없죠. 지금까지 잘못된 생각을 확 바꾸면 자기를 버리게 되죠.”
-화병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나요.
“한국인은 성격이 급하죠. 빨리빨리 해야 되는데, 뜻대로 안되죠. 자기 성질에 못 견뎌 화가 나죠. 이민 사회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하죠. 뿌리가 없는 곳에 와서 사니 불안감이 더 크죠. 잠재된 피해의식이 갈등이 생기면 더 증폭되고, 대응이 세져서 극단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런 불안이 누구에게나 있는 보편적 심리라는 걸 알면 화가 가라앉고 남을 이해할 수 있게 되죠. 그럼 인간관계가 풍부해지고요.”
-종교간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종교든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 종교의 창시자는 그렇게 안 가르쳤습니다. 누구나 화합하고 사랑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종교 지도자들이 그 가르침으로 돌아간다면 종교간 갈등은 줄어들 것입니다. 구약시대 하나님은 유대인만 구원하시겠다고 하셨지만, 예수님은 인종 차별을 폐지하고 다른 구원의 기준을 제시하셨죠. 부처님도 독선적인 생각이 갈등을 야기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종교인들이 편협한 주장만 하지 말고 더 넓은 안목을 가지길 바랍니다.”
-평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면 차 한 대도 없는 정해진 코스를 달리죠. 그런데 실제로 운전하면 상황은 다르죠. 내가 운전 아무리 잘해도 다른 차가 부딪힐 수도 있고, 험한 길을 달릴 수도 있죠. 어떤 상황에 처해도 안전 운행을 하는 게 중요하죠. 운전은 마음 다스리는 것과 똑같죠. 세상과 동떨어져서 명상 수련하는 것도 도움은 되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마음을 유지하는 게 제대로 된 명상 수련이죠.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기를 해치지 않고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긍정적 자세를 갖는 것, 그게 바른 수행의 자세입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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