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적인 안방마님을 찾습니다’-. 퍽 오래 전 한 한인 무역업자가 내 건 이색 구인광고다. 무역업자가 왜 한국의 안방마님을 찾았을까.
그 사연은 이랬다. 미국생활을 하면서 뭔가 한 아이템, 히트 칠 게 없을까 항상 생각해 왔다고 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비프 저키였다.
평소 즐기던 기호식품이었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프 저키란 저키는 모두 맛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것은 뭔가 하나 빠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릴 적 한국에서 먹었던 육포의 그 감칠맛이다. 그걸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가 한국의 안방마님을 찾고자 한 것은 그 맛, 한국의 전통적 손맛이었다. 그 손맛이 가미된 비프 저키가 출품되면 대박이라는 기대감에 그런 이색광고를 냈던 것이다.
‘Ethnicity is product’-. 의역하면 ‘한 민족그룹 고유의 것이 히트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정도가 될까. 이 말은 미국 기업계에서는 이제는 상식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멕시코 인들의 ‘살사’다. 그 판매량이 ‘케첩’을 제친 지 이미 오래다.
미국 내 비 아시아계 민족들이 한국의 문화 아이콘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한국음식이라고 한다.
LA 한국문화원이 LA 한국센터 개관을 앞두고 외국인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음식이 43%로 가장 많았고, 태권도 등 무술이 23%, 한글과 게임, 영화 등이 각각 8%로 나타났다.
또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체험하는 문화 아이콘에서도 역시 음식이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을 말할까. 한국 알리기에 가장 효과적인 것이 음식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동시에 한 가지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국음식이야말로 어쩌면 부가가치가 가장 높고, 또 확실한 한류의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우수한 음식문화를 지니고 있다. 한국의 김치가 사스(SAS)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음식은 건강식이라는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세 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고 했던가. 아직도 외국인들이 기억하는 한국음식은 불고기, 비빔밥, 김치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음식의 상품화 노력이 부족한 결과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본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많은 이민그룹이 모인 LA에 한국음식의 허브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적 반응도를 검증하고 그 가치가 인정되면 상품으로 연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게 한낱 몽상에 불과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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