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말 신약성경의 복음서들에 ‘천국’ 또는 ‘하나님 나라’로 번역된 단어의 의미를 죽어서 가는 곳, 즉 천당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그래서 예수님의 “천국이 가까왔다”는 말씀을 말세가 가까웠다는 것으로 해석하게 된다. 그러나 말세는 이천년간 오지 않았으니 그 이해가 잘못된 것임을 곧 알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유대인들은 그 말씀을 그렇게 내세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현세적, 정치적으로 해석했다. 유다왕국은 그보다 근 600년 전에 바빌로니아에 정복당한 후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지배를 받다가 예수님 당시에는 로마의 지배 아래 있었다. 그 수백년간 그들은 기름부은 자 곧 메시야가 나타나 유다를 외국의 지배에서 해방시켜 독립 왕국으로 회복시킬 것을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준수한 청년 하나가 나타나 초자연적 능력을 보이며 “하나님 나라가 가까왔다” 고 선포하니 그 청년이 곧 조상 대대로 기다리던 메시야이고 그가 유다를 독립 왕국으로 이끌리라는 현세적, 정치적 기대를 한 것이 무리가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와 같은 이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예수님이 고난 받으신 후 부활 하시고 제자들에게 보이신 다음에도 다른 유대인들과 같이 선생님의 역할이 로마의 지배에서 유다를 독립시키는 것으로 알았다. “선생님, 부활도 하셨으니 이제는 이스라엘 왕국을 회복하시렵니까?(사도행전 1:6)”
‘나라’의 그리스어 원어는 바실레이아(basileia)이다. 이 단어의 주된 의미는 왕의 ‘존재’ ‘본질’ ‘상태’이다. 즉 왕의 왕 됨, ‘권위’ 와 ‘주권’을 의미한다. 왕이 권위가 있으려면 다스리는 영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장소’, 왕국의 의미가 부수적으로 따른다.
그러므로 “천국이 가까왔다”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셨다”라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통치는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실 때에 이미 임하셨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옵소서” 예수가 구주되심을 믿는 이들은 주님의 통치 아래 사는 백성다운 생활을 ‘이 세상’에서부터 시작하며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부터 주님의 통치가 실현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고 세상에서는 얌체짓 부정한 짓을 해도 교회만 나가면 천당 간다고 가르치는 교역자들이나 그 거짓 가르침을 따르는 신자들이 분명 주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기여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없다.
예수님의 가르치심의 주제는 바로 하나님의 통치였다. 그리고 그 가르치심이 곧 ‘기쁜 소식’, 복음이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속한 이 사회가 더 좋은 사회가 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 기쁜 소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세적 메시야를 기다리던 유대인들의 기대가 반은 맞는 기대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기쁜 소식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천국이 가까왔다”는 말씀은 현세적, 육적으로 뿐 아니라 내세적, 영적으로도 이해되어야 한다.
제자들은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신 후에야 선생님의 역할을 바로 깨달았다. 그리스도는 유다의 정치적 지도자로 유다 왕국을 회복시키려 오셨던 것이 아니고 죄로 인해 상해진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회복시키려 오셨던 것이다. 그리스도를 통해 죄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된다는 영적 기쁜 소식은 육적 기쁜 소식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말 기쁜 소식이다.
이천년 전에 임하신 주님의 통치는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때 이 땅에서도 ‘완전케’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땅에서는 주님의 통치의 충실한 백성답게 살고 이 땅을 떠나서는 주님의 은혜로 그의 영광에 참여할 때 주님의 완전한 나라, 즉 천당에서 주님의 충실한 백성의 삶을 계속하게 되기를 기대한다.(http://blog.daum.net/youngsworld)
김 영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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