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USC에 66-19라는 참담한 스코어로 참패를 당한 UCLA는 2일 로즈보울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 LA 대학풋볼 라이벌전 프리뷰
“다시는 이런 참담함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UCLA 풋볼팀 오펜시브라인의 핵인 중국계 4년생 센터 로버트 채이는 요즘 지난해 라이벌 USC에게 ‘19-66’이라는 치욕적인 스코어로 참패를 당한 뒤 LA 콜로시엄 필드를 떠나며 이렇게 다짐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3연속 내셔널 챔피언에 도전하던 전국 최강팀 USC에 패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라이벌에게 47점차의 무참한 스코어로 무너진 결과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더욱이 이 경기 전까지 UCLA가 시즌 9승1패로 전국랭킹 11위에 올라있던 ‘괜찮은’ 팀이었기에 참패에 따른 아픔은 더욱 컸다.
채이와 UCLA(6승5패)는 1년만에 다시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2일 전국랭킹 2위 USC(10승1패)를 패사디나 로즈보울에 불러들여 정규시즌 최종전으로 충돌한다. 객관적 전력으로 비교하면 다시 한 번 USC의 낙승이 예상되는 매치업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간과할 수 없는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 바로 경기가 UCLA 홈구장인 로즈보울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LA팀이라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별로 대단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래도 이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바로 2년전 결국 내셔널 챔피언에 올랐던 USC가 11승무패, 랭킹 1위로 보무도 당당하게 로즈보울에 쳐들어왔다가 6승4패 UCLA 팀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쩔쩔맨 끝에 29-24로 간신히 승리한 것을 기억하면 쉽게 알 수 있다. UCLA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번 내셔널 타이틀전 진출을 눈앞에 둔 USC에게 치명적인 한 방을 먹여줄 수 있다면 지난해의 참담했던 빚은 한꺼번에 갚고도 남는 셈이다.
양팀의 라이벌전은 1929년 시작됐지만 로즈보울에서 경기를 갖기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다. 그리고 그동안 로즈보울에서 펼쳐진 양팀의 경기들은 손에 진땀을 쥐게 한 명승부들이 너무 많았다. 1982년 첫 대결에서 USC가 종료직전 2포인트 컨버전 시도에 실패, UCLA가 20-19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종료직전 쿼터백 터드 마리노비치가 롱 터치다운패스를 던져 USC가 45-4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90년 경기와 92년 UCLA의 38-37 승리경기, 그리고 96년 UCLA가 4쿼터 17점차의 열세를 뒤집고 승부를 더블오버타임까지 몰고간 뒤 48-41로 대 역전승을 거둔 경기 등 많은 로즈보울 대결은 아직도 양팀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지난 2004년 경기 역시 라이벌전의 예측 불허성을 잘 보여준 명승부중의 하나로 기억된다.
양교간 라이벌전 전적은 USC가 41승7무21패로 앞서가고 있고 최근에는 7연승 행진을 이어오며 풋볼만큼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USC의 7연승 행진 이전에는 UCLA가 8연승을 거둔 바 있다. 라이벌전 결과는 결코 속단할 수 없다. 이미 팩-10 챔피언으로 최소한 로즈보울 출전권을 확보한 USC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라이벌전 연승행진을 8연승으로 이어갈 뿐 아니라 3연속으로 대학풋볼 내셔널 타이틀전 출전권을 얻게 된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USC가 조금이라도 방심한 채 경기에 나선다간 이변의 제물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 USC의 패배란 생각하기 어렵지만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있는 USC로서도 상당히 긴장되는 매치업이다. 경기는 2일 오후 1시30분(LA시간)부터 채널 7을 통해 중계된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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