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 20대서 10대로 어려져 ...불법 총기 회수 급선무
범죄 고리의 악순환과 무법천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최근의 필라 시 치안 상태를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범죄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서기를 꺼리는 바람에 범죄 용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고 다시 밤거리로 돌아오며, 911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범죄 현장에 도착하면 용의자의 일당들이 경찰의 머리 위로 공포탄을 쏘아 아예 현장 조사를 못하도록 하는 과격성을 보이고 있다. 필라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필라델피아’는 11월 호에 ‘유행병처럼 번지는 살인강도’(Murder Epidemic)라는 제목으로 특집을 게재했다. 5인조 무장 강도를 혼자 힘으로 퇴치한 이충석 씨(48 첼튼 델리 주인)의 무용담을 계기로 필라 시의 범죄 현황과 처방약은 무엇인지 알아본다.<편집자 주>
존스트릿 필라 시장은 올해 들어 청소년들의 통행금지 조례를 발표했으며 지난 7월에는 긴급 TV 연설을 통해 청소년들의 손에서 총을 제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지적은 뉴욕과 시카고 등 타 도시에서는 범죄 발생 율이 감소 추세인데 필라 시에서 최근 몇 년간 청소년들의 강력 범죄 발생 율이 급증한 것을 반증한다.
필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살인강도들은 25세 정도의 남성이었는데 요즘 살인자들의 연령은 10대로 13, 14세도 적지 않다. 이충석 씨 델리 가게 범인들도 16, 17, 18세의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전혀 느끼지 못해 “왜 나를 째려 보느냐”, “왜 욕을 하느냐”는 말 한마디로 총을 쏜다. 게다가 총기의 화력은 더욱 강해져 한 방에 목숨을 빼앗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시내 거주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무차별 총질(random attack)과 유탄 피해다. 지난 9월엔 어머니와 시내를 걸어가던 3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총에 맞아 죽은 일도 발생했다.
911에 범죄 신고는 급증하는데 이에 대응할 경찰력이 부족한 것도 범죄 증가의 요인이다. 지난 봄 정현재 필라 한인회 이사장의 음식점 앞 기습 사건 당시 911에 두 차례나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자밀 테일러 필라 경찰 22관구 부서장은 “911 신고는 출동 우선순위가 5가지로 구분돼 있다”면서 “1순위는 경찰이 위험에 처해있는 상화으로 즉시 출동하며 5순위는 MC(Meet the complainant)로서 경찰 병력에 여유가 있으면 현장에 나가도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라에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강력 범죄를 차단하는 길은 불법 총기 소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라 경찰은 “총기를 자진 반납하면 프로 야구 필리스 게임 티킷을 한 장 주겠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범죄학자 로렌스 셔만 씨는 “길거리에서 총기를 줄이는 것이 범죄 예방의 첫 걸음이지만 필라 경찰은 총기 회수에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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