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동안거 100일 정진 관음기도’
일체중생 행복 기원… 17일부터 동지 불공 기도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끊임없이 들리는 건 딱 다섯 글자다. 3일부터 내년 3월4일까지 고려사에서 계속되고 있는 동안거 100일 정진 관음기도의 풍경이다. 한 가지 화두를 붙잡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불교의 모습 같다.
그런데 왜 관세음보살인가. 관세음은 세상의 소리를 살핀다는 뜻이다. 세상의 소리란 고통의 소리다. 관세음보살은 부처님을 도와 세상의 고통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 동안거 기간에 계속 관세음보살을 암송하는 건 세상의 고통을 덜어달라는 뜻이 담겨있다.
고통에는 육체와 정신, 두 가지가 있다고 고려사 주지인 범경 스님은 알려준다. 육체에는 4고라고 하는 생로병사(나고, 늙고, 아프고, 죽는)의 고통이 있다. 정신에는 애별리고(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아픔), 원정회고(같이 있기 싫은 사람과 함께 있는 고통), 구부득고(갖고 싶은 걸 못 갖는 슬픔), 오음성고(몸을 갖고 있는 한 가질 수밖에 없는 고통)가 있다.
이 8가지 고통을 관세음보살을 외면서 두드리는 목탁 소리에 실어보낸다고 한다. 범경, 묘경 스님은 하루에 세 번(오전 5시와 10시, 오후 5시) 기도를 하면서 몰입하다 보면 자기를 잊는다고 한다. 불교의 최고 경지인 해탈에 이르는 길인 셈이다.
범경 스님은 “불교에서는 사는 게 고통이라고 보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 즉 해탈을 최고의 경지라고 여긴다”며 “동안거 기간에 나만의 고통이 아니라 전체 중생의 고통이 제거되도록 빌고 또 빈다”고 말했다. 일체중생의 행복이 동안거의 최종 목표다.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욕심 때문이라고 범경 스님은 답한다. 기도에 몰입해서 자만심으로 가득 찬 마음을 다 덜어내야 한다고 한다. 삼매에 빠지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하루 세 차례 기도는 부처님께 예의 표하기, 관세음보살 암송, 기도 발원으로 이어진다. 한번 기도는 한 시간 정도 이어진다.
범경 스님은 “올 한해 지은 업장을 소멸하고 새롭게 복된 삶의 공덕을 지어 날마다 새롭고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많은 신도들이 동안거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사는 묵은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하는 민족 고유의 날인 동지(22일)를 맞아 동지불공 기도를 17∼24일에 갖는다. 500 N. Western Ave., LA. 문의 (323) 957-0500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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