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쥐 먹을까 생각도”
한인 젊은이들의 롤 모델되려 이 악물고 견뎌”
“39일간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쥐도 잡아먹을까 생각했죠. 한번은 구더기를 씹어 먹었는데 바삭바삭하더군요.”
2,000만명의 시청자를 TV앞에 붙들어 맨 CBS-TV의 생존게임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 쿡 아일랜드’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 100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쥔 한인 2세 권율(31·샌마테오)씨.
CBS측의 아시안 출전자 모집에 응해 참가했다는 권씨는 “한인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 되려고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며 “힘든 경제여건 속에서 나와 동생을 키우느라 애쓰신 부모님께 효도하는데 상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 10대 인기프로 중 하나인 ‘서바이버: 쿡 아일랜드’는 뉴질랜드의 쿡 아일랜드에 옷 두 벌과 신발 한 켤레만 갖고 들어가 누가 오래 버티는지 겨루는 생존게임. 본선에 출전한 20명이 5명씩 4개 팀으로 나눠 시작된 ‘서바이버’는 출전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닭과 구더기를 잡아먹고 원시적 상황에서 성냥 같은 도구를 쓰지 않고 돌로 불 피우기, 바닷물 속 장애물 통과하기, 좁은 기둥위에 올라가 버티기 등 팀 대항 게임을 거쳐 진 팀들이 자체 투표를 거쳐 힘 또는 머리가 딸려 무능하다고 판단된 멤버 한 명씩을 투표로 섬에서 쫓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20명중 8명이 1차로 퇴출됐고 남은 12명중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9명이 최종우승자를 정하는 ‘배심원’이 돼 5대4로 권씨의 손을 들어줬다.
권씨는 오스카 러스, 한인 벡키 이(28·한국명 설희)씨 등이 3명이 진출한 챔피언 결정전에서 로프타기, 퍼즐 맞추기, 15분마다 디딤대 면적이 줄어드는 기둥 위에서 버티기 등의 마지막 3가지 게임을 펼친 끝에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권씨는 프로그램 성격상 정직하게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며 퇴출당하지 않으려고 때론 거짓말도 하고, 상대방을 이용하는 등 교활한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무인도에서 40일 가까이 버티는 동안 주로 코코넛을 따서 먹었다”며 “게임은 체력과 담력, 두뇌회전에 사교력까지 테스트하기 때문에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한때 퇴출될 위기에 처했으나 다른 외딴 섬에서 숨겨진 면책 아이템인 목걸이를 간신히 찾아내 기사회생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북가주 콩코드에 거주하는 권영현(66)·권선소(62) 부부의 2남중 차남인 권씨는 6세 때 콩코드로 이주, 스탠포드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예일대 법대를 졸업했다.
권씨는 “당분간 쉬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고 미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최근 경영 컨설턴트 일을 그만뒀다”며 “정치에 도전해 보라고 친구들이 부추기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주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친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숨진 것에 자극받아 골수기증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단체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구성훈 기자>
지난 16일 코리앰 저널이 주최한 연말파티에 참석한 ‘서바이버’ 우승자 권율(오른쪽)씨가 결승전까지 경합을 벌인 벡키 이씨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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