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 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½(5개 만점)
일본측 시각으로 본 이오 지마 전투
전쟁속 일 주둔군들의 인간적 묘사
이스트우드 감독, 통렬한 반전영화
현재 상영중인 태평양 전쟁의 가장 치열했던 전투인 이오 지마 전투를 미군측 관점에서 그린‘우리 아버지들의 기’(Flags of Our Fathers)를 감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전투를 일본군측 시각으로 묘사한 완벽한 솜씨의 탁월한 전쟁 인간 드라마다. 이 영화는 골든 글로브 최우수작품(드라마 부문)상 후보에 올랐는데 LA 영화비평가협회에 의해서도 올해 최고의 영화로 뽑혔다.
<쿠리바야시 장군(오른쪽)이 해변상륙하는 미군측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들의 기’가 이오 지마 전투를 대하 전쟁극 스타일로 그렸다면 ‘이오 지마에서…’는 거대한 배경인 전쟁의 와중에 휘말려든 인간들의 근접한 얘기라고 하겠다.‘우리 아버지들의 기’보다 훨씬 감정적이고 초점이 뚜렷하며 인물 묘사도 확연한데 궁극적으로 전쟁의 몰가치를 통렬히 얘기한 반전영화다.
영화는 특히 야만적이요 무자비한 자들로 알려진 일본군을 인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광적인 극단파들도 있지만 전쟁에 참가한 대부분의 일본군들은 미군들과 마찬가지로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로 그려졌다.
주인공은 한때 미국에서 공부했고 또 무관으로 근무했던 이오 지마 주둔군 총사령관 타다미치 쿠리바야시 장군(켄 와타나베). 그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이오 지마 사수명령을 받고 섬에 도착, 부관들의 뜻을 무시하고 섬에 긴 동굴과 터널을 파도록 명령한다. 쿠리바야시의 지략 때문에 전투는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고 미군측 사상자 수도 막대했다.
쿠리바야시 외에 부각된 사람이 역시 지미파인 1932년 LA 올림픽 승마선수 멋쟁이인 니시 남작과 졸병들인 빵가게 주인 사이고(카주나리 니노미야)와 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사지에 쫓겨 온 헌병 시미주. 이들의 개성과 행동들을 통해 영화는 일본군의 조국애와 군인정신과 인간성과 인간적 욕망과 희망 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영화가 감정적인 이유는 제목의 편지 때문. 쿠리바야시가 어린 아들에게 보낸 부정이 가득 담긴 편지가 보는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일본군의 특성과 일상 묘사가 있은 후 1시간쯤 지나 미군의 공격이 시작된다. 탄약과 식량과 물이 고갈된 일본군은 필사항전하나 몰사하다시피 한다. 이 전투과정에서 끔찍한 수류탄 자살 장면과 과격한 장교의 무모한 돌격 그리고 부하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 등 전쟁의 여러 모습이 그려진다. 2만여명의 일본 주둔군 중 생존자는 몇백명이 불과했다. 와타나베의 의연하고 교활하며 자상하고 민감한 연기가 화면을 압도한다. 이오 지마 등지에서 찍었는데 거의 흑백영화 같다. R. WB. 아크라이트(323-464-4226),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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