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크리스마스’
한인 1.5세 미 육군 분대장 문재식 하사가 크리스마스 데이인 지난 25일 낮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쪽 지역에서 순찰을 하던 중 길거리 폭탄(roadside bomb)이 폭발해 전사했다.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사한 미군 병사는 2,978명으로 잠정 집계 됐지만 필라 출신 한국계 군인으로서는 처음 순직했다.
필라 교외 벅스 카운티 레비 타운에 있는 문재식 하사의 자택에는 지난 27일 문 하사 가족인 아버지 문영환 씨(51. 전 한국 국가 대표 농구 선수)와 어머니 전기화 씨, 누이 크리스탈 양 등이 집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미 국방부 소속 문관과 김기호 예의원 사장 등이 방문해 문 하사의 장례 일정을 협의했다.
또 강영국 필라 한인회장 등 한인 사회 관계자들도 애도 성명서를 준비하는 등 필라가 배출한 자랑스러운 미 육군 분대장의 전사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문영환 씨는 “외아들로 집안 5대 장손인 재식이가 지난 8월 휴가를 나왔을 때 ‘부대 상관이 내년에 제대하면 정부 기관 특수 경호원으로 추천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군인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면서 “10월 두 번째 이라크 파병 명령을 받았을 때도 당당하게 이를 받아 들였는데 결국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눈물을 삼켰다.
어머니 전기화 씨는 “아들이 자주 전화를 하지 못해 궁금하던 차에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안부를 전해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로 생각했는데 이튿날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었다”면서 “추운 날씨에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고 해 담요와 에어 밴드 등 선물을 살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이것이 5대 장손 아들의 마지막 부탁이 됐다”면서 통곡했다.
문재식 하사는 2살 때 이민 와 필라 시와 레비 타운에서 성장하면서 네샤미니 고교를 졸업했다.
학생 시절 태권도(2단)와 쿵푸 등으로 몸을 단련한 문 하사는 아역 탤런트 지망생으로 활동하다가 고교 졸업 직후인 지난 2003년 6월 미 육군 보병에 지원했다.
그는 한국 문산 DMZ 인근에 있는 2사단에 근무하면서 베스트 솔져 등에 뽑혔다. 그러나 2사단이 2004년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이라크 팔루지 지역으로 이동해 처음 참전했다.
문 하사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분대장으로 승진해 ‘영 베스트 리더’ 훈장까지 받았으며 지난 10월 바그다드 전선에 재 투입됐다.
그는 내년 9월 제대 예정으로 정부 기관 특수 경호원 예비 후보였다.
아버지 문영환 씨는 “재식이가 어릴 적부터 동네 잔디를 깎으러 다녀 노인들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영환 씨는 1970년 대 초 고려대 농구 팀 센터로서 김동광 선수(전 삼성전자 감독)등과 함께 36연승 기록을 세웠으며 기업은행 농구팀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기도 했었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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