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가 셰바(왼쪽)에게 자기 호의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폭력 하나도 없는 내면적 스릴러
두 여배우 주디 덴치와 케이트 블랜쳇의 뜨겁고 상호 충돌하는 연기 하나만 봐도 족할 뛰어난 영국산 심리 사이코 스릴러다. 흉기 한번 사용하지 않는 감정적 스릴러요 인간 조작의 드라마인데 고독을 무기로 친구(?)를 고르는 나이 먹은 여교사의 부식된 내면세계가 기분 나쁘게 무섭다.
집념적인 사랑의 영화이자 센세이셔널한 스캔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감정 놀이의 드라마로 제자와 사랑해 감옥까지 갔던 미 여교사 페리 케이 르투어노의 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빈틈없이 짜여진 구성과 지적인 각본(원작은 조이 헬러의 소설)과 경제적이요 날카로운 연출 및 경탄을 금치 못할 연기가 있는 흥미만점의 고급지적 영화다.
런던의 노동자 계급이 사는 동네의 학교의 나이 먹은 여교사 바바라(덴치)는 고양이와 단 둘이 사는 고독에 절은 여자. 냉소적으로 보는 주위 인물과 세상사를 매일 같이 일기로 쓰는데 영화는 바바라가 자기 일기를 읽어 내려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학교에 아름답고 생기발랄한 미술선생 셰바(블랜쳇)가 새로 부임하면서 바바라의 눈길을 끈다. 바바라는 마치 먹이를 노리는 짐승처럼 셰바를 관찰하면서 서서히 그에게 접근한다. 셰바는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편(빌 나이)과 틴에이저 딸과 다운신드롬이 있는 아들과 함께 중류층 삶을 사나 너무 일찍 결혼해 부부관계가 형식적이다. 이런 허전한 셰바가 걸려든 함정이 자기에게 호감을 표하는 15세난 제자 스티븐(앤드루 심슨)과의 육체적 관계.
둘의 섹스를 목격한 바바라는 이것을 미끼로 셰바를 자기 것으로 만들 계획을 치밀히 짠다. 친절을 가장한 그녀의 셰바 포획과정에서 사이코 스토커의 스릴러를 보는 짜릿하고 긴장된 감각을 느끼게 된다.
덴치와 블랜쳇 간의 상호작용과 반작용에서 불꽃이 튀는데 특히 주름진 얼굴과 작고 살이 찐 몸 그리고 먹이에 굶주린 눈을 한 덴치의 측은한 듯하면서도 사납고 표독스런 연기가 일품이다. 리처드 아이어 감독. R. Fox Searchlight. 아크라이트, 뉴윌셔(310-281-8223), 어바인타운센터6,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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