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바그다드 입성 직후인 2003년 4월9일 이라크 군중에 의해 밧줄로 묶인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동상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담 후세인은 누구
79년 권좌 올라 24년간 이라크 철권통치
이란전·쿠웨이트 침공 등 무리한 전쟁
2003년 ‘테러 예방전’서 쫓겨나 전격 처형
이라크 두자일 마을의 시아파 주민들을 학살한 혐의로 기소돼 29일 사형이 집행된 사담 후세인(69) 전 이라크 대통령은 아랍권의 패권을 손에 쥘 야망을 가졌던 독재자였다.
후세인은 풍부한 오일달러로 풍족한 생활을 즐겼던 이라크 국민을 1980년 이란전, 1990년 쿠웨이트 침공 등 잇따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했다. 결국 2003년 미군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됐고 12월 티크리트의 한 농가 토굴에서 수염이 더부룩한 초라한 모습으로 체포됐다.
1937년 4월28일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티크리트시 외곽의 알-오자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18세 때 바그다드로 상경, 학생운동에 참여하다 1956년 반정부 봉기를 계기로 이듬해 범-아랍 정치세력인 바트당에 입당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치수업을 받으며 바트당 핵심분자로 성장한다.
후세인은 십자군 전쟁에서 기독교 연합세력을 물리치고 예수살렘을 탈환한 이슬람의 영웅 살라후딘의 이름을 따 자신도 살라후딘과 같은 추앙을 받자는 뜻에서 자신이 태어난 티그리트주의 이름을 살라후딘주로 개명하기도 했다.
그는 1959년 압델-카림 카셈 대통령 암살모의에 개입, 국외로 도피해 이집트와 시리아를 전전하다 1963년 바트당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바그다드로 돌아왔으나 불과 9개월 뒤 다시 정권이 뒤바뀌자 체포돼 1966년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1968년 바트당의 재집권 계기가 된 쿠데타에서 핵심역할을 한 뒤 혁명평의회 부의장으로 권력의 최정점을 향해 급속히 부상하던 후세인은 마침내 1979년 아메드 하산 알-바크르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라크 지도자의 자리에 섰다.
아랍 세계의 지도자로 부상할 기회를 노리던 후세인은 1980년 9월 이란-이라크전을 일으켰고 1988년 참혹한 대가만을 남긴 채 이란과 휴전협정을 맺었다.
전쟁으로 인한 외채 부담에서 벗어날 기회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모색했던 후세인은 1990년 8월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했지만 전세계적인 비난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라는 위기에 처했다. 이어 1991년 1월 미군 주도의 걸프전에서 패퇴한 후세인은 그해 2월 쿠웨이트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했다.
이후 유엔의 경제제재 등 국제적 고립, 미국 및 영국의 끊임없는 군사적 압박 속에서도 탄탄한 국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권력을 유지했던 후세인은 결국 9.11 테러이후 강경파가 득세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사상유례 없는 `예방전쟁’ 속에 두 아들을 잃은 채 권좌에서 쫓겨나 도망자 신세가 돼야 했다.
지난 2004년 미군에서 이라크 임시정부로 인계된 후세인은 지난해 두자일 마을 학살사건 주도 혐의로 이라크 특별재판부에 의해 기소되며 법정에 서야 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후세인 재판은 피고측 변호사의 피살과 후세인의 단식 등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결국 법원은 “총살형을 받겠다”고 말했던 후세인에게 교수형을 선고했다.
결국 후세인은 26일 최고 항소법원에서 교수형이 확정되고 29일 전격 형이 집행되면서 24년에 걸친 그의 철권통치의 흔적과 서방 세계에 맞서 중동의 패권을 쥐려는 야심도 교수대에 함께 매달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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