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계해년 동갑내기 - 노성택·미희 부부
식복·재물·다산의 상징
새로 태어나는 둘째도 돼지띠
교회 청년부서 만나 4년전 결혼
싱글때 만든‘띠모임’지금도
“우리 집엔 돼지가 세 마리”
정해년 돼지띠 새해를 맞이하는 동갑내기 노성택·미희(35)씨 부부의 감회는 남다르다.
이들 부부가 1971년 계해년 태어난 돼지띠일 뿐 아니라 미희씨 뱃속에 들어있는 둘째 아이 또한 내년 돼지띠 해에 태어나기 때문이다. 2003년생인 첫째 병헌이는 양띠.
일반적으로 돼지는 먹성이 좋은 데다 새끼를 많이 낳아 식복과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그런 돼지띠가 한 집안에 무려 3명이나 되니 싫어할 이유가 전혀 없다. 더군다나 내년은‘황금돼지’라는 속설도 있으니 금상첨화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생활이 오래돼 띠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저희 부부가 돼지띠인데 아이까지 돼지띠면 나쁠 건 없지 않겠어요? 재물운도 따를 것 같고…”
올해로 미국생활 20년째라는 성택씨는 아이마저 돼지띠인 게 싫지 않은 모습이다. 남편보다는 짧지만 역시 10년 이상 미국에서 살아온 미희씨도 평소 띠에 그리 민감하지는 않지만 다들 좋다는 돼지해가 싫을 리는 없다는 표정.
노씨 부부가 보는 돼지띠의 특징은 뭐가 있을까. 말이 나온 김에 돼지띠의 특징이 있나 물어봤다.
“주변의 돼지띠들을 보면 대부분 선하고 끈끈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뭐랄까… 돼지고기 좋아해요.” 싱거운 대답이지만 실제로 성택씨는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00년 동양선교교회 청년부에서 만났다. 같이 청년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친하게 됐고 2년 교제 뒤 2002년 결혼했다. 당시 ‘돼지띠 모임’이란 것을 만들어 1971년생끼리 활발한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 모임은 현재 각각의 띠별 모임인 ‘또래 모임’으로 발전해 교회 청년부 활동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역유통회사인 ‘ABL’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성택씨는 새해 소망에 대해 “아직 밝힐 수 없는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잘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첫 애를 낳고 난 뒤 둘째가 들어서기를 오래 기다렸는데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 가족들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평범한 가장으로서의 바람도 표시했다.
출산준비를 위해 전업주부로 있는 미희씨 역시 “뱃속에 있는 아이를 순산했으면 좋겠다. 태어나는 아이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부부는 지난달 17일 아내 미희씨의 35번째 생일파티를 크리스마스트리가 예쁘게 장식된 로스펠리츠에 있는 루이지애나 식당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들 부부의 처녀·총각 때부터의 돼지띠 친구들도 여럿 참석했다.
파티에 참석한 돼지띠 친구 홍미숙씨와 나윤정씨는 아직 미혼. 당연히 돼지해의 새해 소망은 한가지로 집약된다. “결혼하고 싶어요.”
다만 표현방식이 조금 달라서 검은 색 치마를 예쁘게 차려 입고 나온 치과의사 홍미숙씨는 “새해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며 간접적으로 결혼 희망을 나타냈고, 치과기공사 나윤정씨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돼지때 새해에는 이들의 소박한(?) 바람이 모두 다 이뤄지기를 소망해 본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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