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대통령, 고이 잠드소서”
전현직 대통령 등 3천여명 참석
한국선 송민순 외교장관 조문파견
부시“치유와 안정 이끌어”추모사
지난달 26일 타계한 제럴드 포드 제38대 대통령의 장례식이 2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국내외 조문객, 외교사절,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 내셔널 캐시드럴(국립 대성당)에서 엄수됐다.
포드 전 대통령의 유해는 이날 사흘간 안치됐던 하원 의사당에서 상원 건물 앞으로 잠시 옮겨져 부통령으로서 상원의장을 겸했던 과거를 기린 뒤, 도열한 경찰의 호위 속에 백악관을 지나 장례식장인 국립대성당으로 운구됐다.
포드 전 대통령의 유해가 성당으로 옮겨지는 동안 38대 대통령이었음을 의미하는 38차례의 종이 성당에서 울려 퍼졌으며, 연도에 나온 시민들도 손을 흔들어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길에 조의를 표했다.
장례식에는 부시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전 대통령과 유가족, 외교사절 등 초청받은 조문객 3,000여명이 참석했으며, 부시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톰 브로코 NBC 방송 앵커 등이 조사를 했다. 슬픔에 잠긴 미망인 베티 포드 여사는 의사당을 떠날 때부터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행렬을 따랐으며 두 아들이 성서구절을 낭독했다. 한국측 조문단으로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이 탁월한 지도력과 성품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깊은 분열의 시기 중 하나를 치유하고 안정으로 이끌었다며,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포드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찬양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의정생활에 만족하던 고인이 부통령에 지명된 것은‘통합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며,“그가 대통령직을 바랐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그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8개월 후 대통령으로 영전했다”고 추모했다.
이날 장례식은 강한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 진행됐으며, 전국의 관공서와 금융시장 등은 ‘애도의 날’ 선포에 맞춰 대부분 문을 닫았다.
지난달 26일 93세를 일기로 별세한 포드 전 대통령은 생전에 살았던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성공회 성당에서 가족 장례미사를 가진 뒤 워싱턴으로 옮겨져 하원 의사당에 안치돼 사흘간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았다. 포드 전 대통령의 유해는 이날 장례식 후 그가 자라고 활동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포드박물관으로 옮겨져 3일 최종 안장된다. 모두 6일간에 걸쳐 진행된 포드 전 대통령의 국장 예식은 전통적인 형식을 가능한 한 배제해 달라는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역대 어느 대통령의 장례보다 검소하게 진행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일 워싱턴 내셔널 캐시드럴에서 거행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이날 장례식은 미망인 베티 포드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과 전·현직 고위 관리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장으로 치러졌다. 포드 대통령의 유해는 오늘 미시간주 포드 기념박물관 내 장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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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치러진 워싱턴 국립대성당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국장이 치러진 워싱턴 내셔널 캐시드럴(국립대성당)은 미국 성공회 워싱턴 교구의 본당 건물로 미 성공회장이 직접 미사를 관장하는 곳이다.
국립 사적지로 지정된 이 교회는 의회 헌장에 따라 ‘국립 기도원’(National House of Prayer)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국장은 거의 대부분 이곳에서 치러진다. 그러나 국립대성당은 헌법이 정한 정·종 분리의 원칙에 따라 정부로부터 일체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
국립대성당의 기초공사는 1907년 디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마무리됐으며 이어 83년간 건축공사가 진행돼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 행정부때인 1990년 완공됐다.
워싱턴 DC의 매서추세츠와 위스컨신 애비뉴 교차로에 위치한 국립대성당은 규모 면에서 미국내 2위, 전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망인 베티 포드 여사의 손을 잡고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인 워싱턴 내셔널 캐시드럴에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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