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베어스 QB 렉스 그로스먼은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지킬박사 & 하이드씨’
NFC의 넘버원 시드지만‘빛 좋은 개살구’취급을 받고 있는 시카고 베어스. 그들의 운명은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26)의 들쑥날쑥한 플레이에 달렸다.
시애틀 시혹스와의 플레이오프 홈경기(14일)를 앞둔 베어스 팬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주전 쿼터백으로서의 첫 시즌을 마친 그로스먼의 플레이는 시카고 겨울 날씨처럼 변덕이 심하기 때문이다. 베어스는 그나마 디펜스가 워낙 강해 컨퍼런스 최다 13승(3패)를 거뒀는데 수비수들의 부상이 겹치며 디펜스에도 구멍이 생겼다. 게다가 베어스는 작년에도 2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라 첫 홈경기에서 탈락했다.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 이겨본지 어느새 16년이다.
1985년 수퍼보울 챔피언 베어스의 멤버로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 중인 스티브 맥마이클은 최근 “라스베가스에서도 베어스의 우승에 베팅되는 돈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게 현실이다.
13승3패 팀이 이렇게 우습게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주전 쿼터백의 커리어 전적이 17승6패인데 아무도 그들을 알아주지 않는다.
FOX-TV 풋볼 해설가인 전 달라스 카우보이스 쿼터백 트로이 에이크먼은 “그로스먼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했다. NBC의 잔 매든 해설가는 “기본기가 형편없는데다 자신도 없는 쿼터백”이라고 했다. 덴버 브롱코스 타이트엔드 출신인 CBS의 샤논 샤프는 그로스먼이“준비를 충분히 안 했다”고 인정한 소리를 듣고는 “당장 후보로 강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어스는 그런 비난이 쏟아질 때마다 딱 한 마디로 대답한다.“13승3패!”
하지만 베어스도 오는 14일 경기에서 지면 마음이 변할 게 분명하다. 1년 남은 그로스먼 계약을 연장해줄 리가 없다.
2003년 NF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힌 그로스먼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부상 없이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기복이 엄청나게 심하다. 올 프리시즌 사실 백업 브라이언 그리시에 밀렸다. 그러나 9월 곧바로 NFC ‘이달의 공격수’로 뽑히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리고는 10월에 엄청나게 헤맸다. 애리조나 카디널스와의 먼데이나잇 풋볼 경기에서는 인터셉션 4개에 펌블 2개로 턴오버를 6개나 쏟아내며 망신을 당했다.
그로스먼은 그 후 8경기에서 4번은 평점‘100’을 넘는 깔끔한 패싱을 보여줬고 다른 4경기에서는‘40’미만의 낙제점을 받았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따로 없다.
베어스의 운명은 둘 중에 어떤 그로스먼이 나타나느냐에 달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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