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6잔으로 본 세계사’ 이외에도 음식을 통해 세계사를 조명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마크 쿨란스키가 쓴 ‘소금: 세계사’(Salt: A World History)다. 그는 이 책에서 소금이 정치, 경제, 요리, 신화 등에 미친 영향을 광범위하게 분석한다. 인기 사극 ‘주몽’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금은 인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간은 소금 없이는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월급’을 뜻하는 ‘샐러리’의 어원도 따지고 보면 소금이다. 옛날에는 소금을 월급으로 줬다.
소금은 근대에 들어 플로렌스와 함께 르네상스의 중심 도시였던 베니스 번영의 기틀을 이루게 했으며 프랑스 혁명 발발에도 한 몫을 했다. ‘가벨’로 불리던 소금세는 가뜩이나 중과세에 시달리던 농민들에게 큰 부담을 줬고 이에 대한 분노가 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영국도 인도에 소금세를 부과하려다 저항에 직면했고 결국 ‘왕관의 보석’으로 불리던 식민지를 잃게 됐다. 마하트마 간디가 소금을 구하러 바다까지 행진한 사건은 유명하다.
그가 쓴 ‘대구: 역사를 바꾼 생선의 일대기’(Cod: A Biography of the Fish that Changed the World)도 흔한 생선의 하나로 치부돼 온 대구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꿨는지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북대서양 주 어종의 하나인 대구를 잡기 위한 각국 간의 치열한 경쟁과 이 생선이 부족한 유럽인들의 단백질 섭취를 보충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유형의 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잭 터너의 ‘향료: 유혹의 역사’(Spice: The History of a Temptation)이다. 15세기 유럽인들이 머나먼 아프리카를 돌고 거친 대서양을 건넌 것도 따지고 보면 이 향료를 찾기 위해서다. 계피, 정향, 후추 등 동방의 향료에 대한 유럽인들의 수요는 엄청났다. 사람들은 에덴동산이 그 원산지라 믿었다. 구할 수만 있다면 몇 십 배 가격으로 되파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일례로 지금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후추의 경우 한 때 1온스의 가격은 황금 1온스의 가격과 맞먹었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구하러 원양 항해를 떠난 것은 유럽인들만이 아니다. 지금부터 3,000년 전 사망한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의 코에는 후추 열매가 들어 있었다. 당시 후추는 인도 남부에서만 자랐다. 그 당시 이미 원거리 향료 무역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 감자가 서양을 구했나를 적은 래리 주커만의 ‘감자: 서양을 구한 채소‘(The Potato: How the Humble Spud Saved the Western World)와 마야인들에 의해 발견돼 세계인의 기호품이 된 초컬릿 이야기를 다룬 소피와 마이클 코 부부의 ‘초컬릿의 진짜 역사’(The True History of Chocolate)도 권할 만한 책들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