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이트리어츠의 탐 브레이디(왼쪽)와 콜츠 페이튼 매닝이 플레이오프 무대서 3번째로 맞붙는다. 첫 두 번은 브레이디가 이겼다.
AFC 결승 프리뷰
우승밖에 모르는 뉴잉글랜드
우승만 못하는 인디애나폴리스
“너는 내 운명!”
21일 벌어지는 AFC 결승은 ‘운명의 일전’이다.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의 빌 벨리칙 감독과 쿼터백 탐 브레이디가 6년만에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승운을 타고난 사람들인 반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토니 던지 감독과 쿼터백 페이튼 매닝은 우승에 한이 맺혔다. 단 한 번의 우승이 꿈이다.‘우승 전도사’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올해는 콜츠가 한을 풀 운명인가.
지난 주 탑시드 샌디에고 차저스와의 대결에서 경기 내내 밀리고도 막판에 역전승을 끄집어낸 것을 보면 패이트리어츠는 타고난 승부사들이다. 우승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최근 콜츠의 플레이오프 2연승은 작년 우승 팀을 연상케 한다. 피츠버그 스틸러스도 그 전에는 우승만 못하는 최고의 팀이었는데 콜츠가 ‘올해의 스틸러스’로 보인다.
2002년 이후 상대전적은 4승2패로 패이트리어츠가 앞선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패이트리어츠가 두 번 다 이겼다.
그러나 전력은 콜츠가 낫다. 쿼터백은 둘 다 전교 1~2위를 다투는 우등생들로 러닝백 듀오도 백중세다. 하지만 와이드리시버에서 큰 차이가 난다. 패이트리어츠는 리셰 컬드웰과 자바 개프니가 다른 팀에서 “주워 온” 백업급인 반면 콜츠는 마빈 해리슨과 레지 웨인이 둘 다 올프로다.
조직력의 팀인 패이트리어츠는 디펜스가 꾸준한 반면 콜츠는 허술했던 디펜스가 플레이오프에 들어 ‘괴물’로 돌변했다. 지난해 스틸러스의 패스 오펜스가 바로 그런 식이었는데 정규시즌 게임당 173야드로 뚫리던 콜츠 디펜스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어떻게 평균 63.5야드만 내주는 짠물 수비가 됐는지 미스테리다.
정작 주전 세이프티 밥 샌더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것 하나로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지 의문이지만 콜츠는 샌더스가 뛴 시즌 9주째 경기에서도 브레이디의 패스를 무려 4차례나 인터셉트했다.
꽁꽁 얼어붙은 뉴잉글랜드의 잔디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면 어림도 없겠지만 빠른 팀에 절대적으로 우세한 인디애나폴리스의 실내 인조 잔디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라 콜츠에 승산이 있다. 시즌 내내 오펜스가 “디펜스가 형편없어 못 이긴다”고 징징 짜다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디펜스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콜츠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요소며, 패이트리어츠에서 결승골을 도맡아 차던 킥커 애덤 비나티에리도 올해는 콜츠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게다가 매닝은 가문을 위해서, 던지 감독은 흑인 감독들의 위상을 위해 이겨야 한다. 매닝은 지난 7년 동안 2년 연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고 6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2대째 “우승반지만 없는 최고의 쿼터백”으로 남을 ‘가문의 위기’에 쳐했고, 던지 감독은 “흑인 감독은 전술에서 밀려 수퍼보울에 못 오른다”는 오명을 깰 기회를 이미 두 번이나 놓쳤기 때문이다.
매닝은 아버지 아치 매닝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종합 2번으로 지명된 쿼터백이었지만 창단된 지 얼마 안 된 뉴올리언스 세인츠에 뽑혀 바닥만 헤매다 은퇴, 아버지의 한까지 풀어줘야 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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