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 관리가 더욱 어렵다. 왜냐하면 부동산 보유자들 입장에서 상승기에는 시세차익을 바라보면서 느긋하게 꼭지점을 찾아가면 되지만 하락기에는 불안한 마음으로 매각 시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1차 하락을 멈추고 저항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가수요에 따른 거품론에 못 이겨 전국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유동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빠져 나가면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주택의 공급 물량이 남아돌기는 하지만 멀지 않아 신규 수요의 증가세가 이를 충분히 따라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당분간 보합권내에서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락으로 기운다면 하락 1차 년도에서 1~2%의 비율로 내려간 뒤 정체를 보이다가 재차 하락을 시도하게 되고 2차 하락은 연 2~5%가 되며 이것마저 무너져 본격적인 하락기를 맞으면 3차 시기에는 추가로 5∼10% 내리는 것이 부동산 밴드 이론의 정설로 되어 있다.
주택 재고가 늘어나면서 판매 속도는 떨어지고 있다. 미주 전역으로 볼 때 가격의 하락폭은 각 지역별로 1년전 대비 2~5%·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주택 매매건수는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매매가격은 시차를 두고 매매건수의 후속결과로 나타난다.
주택 차압 건수도 매월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적으로 편차는 있으나 많이 올랐던 연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락 기운이 역력하다. 갠의 법칙에 의하면 하락의 각도가 클수록 정체의 시기는 길어진다고 한다. 또한 상승폭이 커야 떨어지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고 납득할 만큼의 하락폭이 형성된 후에야 비로소 반등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최근의 통계수치는 다소 회복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난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그 것이다. 또한 캘리포니아주의 12월 주택 중간가격은 당초 예상을 깨고 3.7% 상승했으며 특히 남가주의 12월 중간가격은 49만5,000달러로 지난 최고치를 넘어섰다.
기술적인 반등의 신호일 수는 있겠으나 회복세로 전환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미래 지표인 월간 주택 거래량이 남가주에서 거꾸로 11년만의 최저치로 다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작년 전체의 기존 주택판매 건수도 24년 이래 최고 감소폭을 나타냈다. 상반된 통계자료를 보여주는 현재 시점은 전형적인 조정의 흐름이다. 매매에 대한 결정은 부동산의 미래 가치의 분석에 달려있다. 다시 오른다는 확신이 섰다면 하락폭을 과감히 수용할 일이다. 지나친 하락에도 거품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대도시의 부동산이 과대 평가 되었다지만 이는 대도시로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한 어쩔 수 없는 언밸런스 현상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LA는 미국 서부의 관문으로서 환태평양 권역에서 아시아계 이민이 늘고 있고 남으로부터 국경의 장벽을 넘어 오는 히스패닉의 무작정 이민의 최적 지역으로 지목 받고 있다.
그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주택 구매로 성취하는 만큼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 된다면 일정 수준의 하락 방어선은 구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수십년 단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 상승 기조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으나 시장에서 하락의 폭을 어느 지점까지 허용할 것인지 면밀히 지켜 보면서 변곡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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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하 <윈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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