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러 나온 바그다드 주민에 폭탄 날벼락
시아파 市場 자폭테러 130명 이상 사망… 개전 이후 최대 희생자
콰앙!
평화로운 토요일(3일) 오후. 주말을 맞아 식료품을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붐비던 바그다드의 한 식료품 시장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식료품 밑에 1톤이나 되는 엄청난 폭발물을 몰래 싣고 들어 온 트럭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순식간에 30여 채의 가게 건물과 40여 채의 가옥이 폭삭 무너지고 무려 130명 가량의 사람들이 숨졌다. 긴급 구호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깔린 시체들을 꺼내 트럭에 겹겹이 쌓아 올렸다. 바그다드 시내 병원은 300명을 넘은 부상자들이 밀려들자 복도까지 초만원 사태를 빚었다. 로이터통신은 연쇄 폭탄 테러나 동시다발적 테러가 아닌 단 한 번의 폭탄테러로 이 같이 큰 민간인 피해가 난 것은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미군과 이라크군이 바그다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파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수일 내 수니ㆍ시아파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강력한 소탕작전을 펴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에 2만1,50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기로 한 지 한 달 동안 민간인 대상 대형 폭탄테러가 벌써 네 번째 벌어졌다며 바그다드의 치안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일에 이어 4일에도 바그다드 시내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하며 최소 15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바그다드 북부 알카스라 지역에서는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경찰관 4명이 숨졌으며, 압 알무아담 지역에서는 차량 폭탄테러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폭탄 공격이 시아파 주민이 주로 모이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일 공산이 크다고 밝혔지만 테러의 배후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라크 정부당국자는 이라크내 테러의 50%는 시리아에서 온 무장세력의 소행임을 증명할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이 사건을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규탄하고 이라크 정부가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토니 스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라크인들 편이며, 바그다드의 시민들을 위해 치안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상황을 ‘내전’으로 규정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들의 공동평가 보고서인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는 2일 이라크 폭력사태의 핵심요소들은 ‘내전’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전날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된 NIE 보고서는 이라크 분쟁의 복합성을 감안하면 ‘내전’이란 용어가 적절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폭력사태 성격의 변화, 민족 및 종파 정체성 강화, 주민들의 이주 등 이라크 분쟁의 핵심요소들은 내전이란 말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군 추가 파병을 통해 이라크 상황을 통제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새 이라크 전략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 이라크 치안상태는 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