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년 사랑하며 살아온 전면하-김경님 부부 화제
“말다툼해도 남편 밥상은 항상 차려줬지…”
변하지 않는 사랑이 존재할까?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흰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반세기 이상을 함께 위하며 살아온 한 노부부를 찾아갔다.
시애틀 다운타운의 카와비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전면하(87)-김경님(86)씨는 65년을 동고동락해왔지만 지금도 신호부부처럼 서로 아껴 줘 잉꼬부부라는 별명을 듣는다.
아침에는 도서관으로, 오후에는 아파트의 운동 및 미술교실에 참석하고 근처 차이나타운 산책까지 언제나 함께 하는 노부부는 서로가 있어 너무 행복하다.
“참 이상하지,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데 내 눈에는 이 사람 모습이 결혼했을 때 그대로야”라는 김씨의 말에 전씨가 고개를 끄덕이며“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주름도, 흰머리도 안 보여요. 같이 오래 살면 그렇게 되나봐”라고 동조한다.
두 사람은 청주의 한 일본식당에서 만났다. 평양 사범대를 졸업 해 충청북도 속리 보통학교(초등학교)에 발령 받은 전씨는 온화하고 믿음직한 성격으로 평판이 좋았다. 그를 눈여겨봤던 김씨의 오빠는 청주에 있는 동생에게 만날 자리를 주선했다.
너무 부끄러워 고개한번 못 들고 이뤄진 첫 만남. 전씨는 서로 눈은 안 마주쳐도 얼굴은 다 봤는데 맘에 쏙 들었다며 곧 아내가 될 김씨 앞으로 사주꾸러미를 보냈다.
“어른들이 무서워서 어떻게 결혼 안 하겠다고 해. 그냥 하겠다고 했는데, 하길 잘했어”라는 김씨는 23살이었던 1942년 전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 후 전씨는 10여년 교직에 종사한 후 부인과 함께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전씨 부부는 6.25를 겪으며 어려운 이들, 특히 어린이들을 돕고 싶어‘청주 삼애원’이라는 보육원을 열고 매년 60~70명의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길러냈다. 김씨가 보육원을 돌보는 동안 전씨는 강생원(출옥수 재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그 후 30여년간 그들을 거쳐 간 아이들과 출옥수들은 지금 목사, 전도사, 경찰, 사업가 등 모두 어엿한 성인이 돼 그들을 찾아온다.
슬하에 아들 4명과 딸 1명을 둔 김씨는“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지만 언제나 행복했다”며 싸워도 남편 밥상은 항상 챙겼다고 덧붙였다.
조금 참고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게 행복한 결혼의 비결이라는 김씨는 특히 서로의 장점만 바라보고 험담을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씨는“결혼할 때 그 마음만 간직하고 살려고 노력하면 되지요”라며 요즘 젊은이들이 조금만 어려워도 헤어지자, 이혼하자고 하지말고 조금만 참아보라고 충고한다.
젊게 살기 위해 독서와 배우기에 힘쓴다는 전씨 부부는 독신보다 결혼하고 사랑하며 가정을 꾸리고 살면 더 행복하게 살수 있다고 장담한다.
서로‘이 사람뿐’이라며 평생을 마주보고 살아온 전씨부부는 죽은 후 합장해 저 세상에서도 함께 살겠다고 다짐한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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