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티 오브 더 웨스트’불교학 교수 성원 스님
참선과 비즈니스의 병행
“성차별 제거”주장 거세
환경과 평화 적극 개입
미국인에 어필, 급속 전파
“불교가 미국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유니버시티 오브 더 웨스트의 불교학 교수인 성원 스님은 지난 주 큰 행사를 치렀다.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들과 함께 ‘불교의 변화와 전통’을 주제로 이틀간 세미나를 개최했다.
성원 스님은 “시대와 문화가 바뀌면서 불교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을 공감한 자리였다”고 세미나를 평가한다.
가장 큰 변화는 불교와 미국식 실용주의의 만남이다. 스님과 불교인이 더 이상 참선 공간에만 갇혀 있지 말고 세상과 교류하자는 목소리라고 한다. 참선을 하면서도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불교 안에 있는 성차별 요소를 제거하자는 의견이다. 남자 스님이 지켜야 할 규율이 250가지인데 비해 여자 스님은 348가지 규율을 따라야만 한다.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가혹성이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흐름 때문에 미국에서 불교는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성원 스님은 전한다. 1960년대 불교 학자가 미 전역에서 5명이었는데 이제는 600명으로 늘었다. 불교에 관심을 보이는 미국인이 1,000만명에 달했고, 미국의 유명 대학은 거의 다 불교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성원 스님은 “불교는 무턱대고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 점이 미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적을 강조하지 않고 철저하게 상식에 기반하는 것이 불교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한다.
성원 스님은 “아브라함 종교라고 하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개종을 강요하는 데 비해 불교는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것을 중시한다”며 “불교는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이라도 품을 수 있다고 믿는 다양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세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불교의 이름으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점이라고 한다. 유일신을 내세운 종교로는 세계 평화가 어렵다는 게 성원 스님의 연구 결과다.
성원 스님은 “미국 불교는 이런 점 때문에 환경, 평화, 남녀평등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며 “불교는 인간과 환경이 동일하다고 보기 때문에 환경 파괴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원 스님은 서울대 철학과와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중국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 도쿄대 연구원, 인도 대봉승가대 교수를 역임했다. 1985년 출가해 통도사에서 수계를 받은 뒤 현재 불교와 평화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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