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주민투표 앞두고 시장-시의회-주지사 백가쟁명
21세기 시애틀 도시계획·도심개발 가늠할 시금석
시애틀 부두를 관통하는 노후한 알래스칸 바이어덕트(고가도로)의 대체문제가 정치권의 힘 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며 선거를 앞둔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긴급투표가 앞으로 1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터널, 새 고가도로, 현 고가도로 보수, 기존 지상도로 활용 등 다양한 의견이 백가쟁명 식으로 제기돼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십억 달러가 투입될 고가도로 대체 안에 정치권이 제각기 큰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
첫 째, 정치권은 오는 13일 실시될 투표의 유권자 선택이 21세기 시애틀 도시계획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인식하고 있다. 터널이냐, 고가도로냐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도심개발 공사의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주민투표 결과가 현재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루고 있는 그렉 니클스 시장과 시의회 및 주의회를 둘러싼 힘 겨루기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의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피터 스타인브룩 의원은 재선을 포기하는 등 당사자들이 정치생명을 걸도 분투하고 있다.
셋째, 유권자들이 그릇된 결정을 내릴 경우 최고 희생양은 시민들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터널이던, 고가도로던 교통체증을 최소화하고 도심미관을 개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경우 추후에 또 교통시스템 개선을 위해 세금인상이 불가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현 고가도로를 대체할 구조물이 최소한 현재 교통량을 소화해줄 수 있느냐이다. 만약 현재 수준을 유지해주지 못할 경우 I-5 고속도로의 정체가 악화돼 그대로 두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터널 안을 밀고 있는 니클스 시장이나 새 고가도로 안을 밀고 있는 닉 니카타 시의원 모두 자신들의 안이 교통체증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시민들을 헛갈리게 하고 있다. 교통이나 토목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려있어 유권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다음은 시애틀 P-I지가 요약한 주요 정치인들의 고가도로 대체 안에 대한 의견이다.
그렉 니클스(시애틀 시장) : 터널을 4차선으로 줄여 건설하면 공사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21세기에는 시애틀에 대형 고가구조물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신념이다. 터널이 완공되면 원활한 차량소통으로 물류비용이 절약됨은 물론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버스 이용객들도 편리해질 것이다.
닉 니카타(시애틀 시의원) : 0.75마일 길이의 터널은 돈만 허비하게 될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 새 고가도로가 덩치가 큰 단점이 있지만 크기를 줄여 설계하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터널보다 교통소통이 원활할 것이며 자동차 오염 유발도 훨씬 적다. 무엇보다 건설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피터 스타인브룩 (시애틀 시의원) : 터널과 새 고가도로 둘 다 반대한다. 모두 환경파괴의 주요 모델인 탓이다. 자동차 우선정책에 입각한 도로신설은 결국 시애틀 시를 자동차 포화상태로 몰아갈 것인데, 시는 이를 수용할 부지가 부족하다. 막대한 건설비를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에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다.
프랭크 찹(워싱턴주 하원의장) : 520번 부교 개선공사가 고가도로 대체와 더불어 추진될 경우 이 둘을 지원할만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13일 실시될 투표는 무의미하다. 문제를 투표로 먼저 풀어나가는 것은 잘못된 해결방안이다. 터널 대체안은 건설비 산정, 위험도, 완공시기, 차량 소통 량에 따른 안전도 검사 등에 대한 충분한 의견이 선행돼야 한다.
크리스 그레고어(워싱턴 주지사) : 고가도로 신설이 가장 실용적인 대안이다. 론 심스 킹 카운티 행정관과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에 대해 논의하며 새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고가도로가 채택될 경우 크기를 줄여야 한다. 고가도로를 철거하면 I-5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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