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메츠의 마이너행 제안을 받아들인 박찬호는 예정에 없던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트리플A 뉴올리언스행 수용 “선발 준비할 것”
박찬호가 다시 마이너리그가 됐다. 뉴욕 메츠의 트리플A팀 뉴올리언스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메츠 정규시즌 로스터에 들지 못한 것은 예상했던 대로였으나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 것은 뜻밖이다.
박찬호는 30일 나갈 예정이 아니었던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등판, 삼진 5개를 쏟아내며 3이닝을 1포볼만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신들린 피칭을 보여줬다. 안타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윌리 랜돌프 메츠 감독에 멋진 시위를 한 듯 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 전 이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트리플A 팀으로 내려가 팀에 남아달라는 메츠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베테랑으로 이를 거부하고 프리에이전트로 풀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원래 트라이아웃을 받겠다는 의미로 메츠에 합류한 것이었다”며 팀에 남았다. 박찬호는 “구원투수는 내게 안 맞는다. 차라리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선발 준비를 하고 있는게 낫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랜돌프 감독보다 오마 미나야 단장이 박찬호를 훨씬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나야 단장은 “박찬호에게 갑자기 구원투수로 변신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한 것 같다. 우리는 박찬호를 원하고 그가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인 것을 보면 우리는 서로를 원하는 좋은 관계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랜돌프 감독은 이날 박찬호 대신 로스터에 올린 앰비오릭스 버고스가 박찬호에 이어 구원등판, 홈런을 얻어맞는 것을 보고도 “그 친구는 이미 로스터에 올랐다. 걱정할게 없었다. 우리 팀에 훨씬 잘 맞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프리시즌 방어율도 버고스가 높은데 말이다. 박찬호는 애당초 메츠를 고를 때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으로 잘못된 선택을 연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박찬호가 이날 마운드에 올랐을 때 메츠 아나운서들은 메츠가 박찬호를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하기 위해 ‘쇼케이스’로 내세웠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찬호가 내셔널스로 가면 제 2 선발감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가 박찬호에게 직접 내셔널스행 트레이드를 제안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박찬호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인 것이 충격적이다. 뉴욕 미디어는 박찬호가 약체 내셔널스에서 전 시즌을 뛰는 것보다 마이너리그에서 1~2개월 기다리다 강호에 합류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메츠 마이너리그에는 필립 험버라는 유망주가 있고, 부상자명단에는 페드로 마티네스가 있다. 자원이 풍부한 메츠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팀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박찬호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우려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규태 기자>
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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