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르난데스, 매리너스 시즌 첫 경기서 완벽투
작년 2승15패 절대 열세였던 오클랜드에 완승
시애틀 매리너스가 최소한 10년간 에이스로 기용할 계획으로 착실히 키우고 있는 펠릭스 헤르난데스가 드디어 큰일을 해냈다.
헤르난데스는 지난 2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벌어진 2007시즌 개막경기에 선발로 등판, 삼진 12개를 탈취하며 오클랜드 A’s를 영봉했다. 매리너스는 헤르난데스와 JJ 푸츠의 계투에 힘입어 4-0으로 완봉승을 거두고 상큼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4만3천여 관중으로 만원사례를 이룬 이날 경기는 6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헤르난데스는 97마일대의 강속구와 65마일대의 체인지업으로 호투를 이어나갔고 오클랜드의 에이스 리치 하덴도 이에 질세라 역투 쇼를 펼쳤다.
승부의 명암은 6회 말 갈라졌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절묘한 번트 성 내야안타로 진루한 이치로 스즈키는 애드리안 벨트레의 좌전 적시타로 2루에 진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호세 비드로는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때려 누가 봐도 더블플레이 상황이었지만 오클랜드의 유격수 바비 크로스비가 에러를 범하며 매리너스는 순식간에 1사 만루의 찬스를 맞았다. 4번 라울 이바네즈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어낸 매리너스는 이어 터진 리치 섹슨의 장쾌한 중월 3점 홈런으로 4-0으로 앞서 나갔다.
타격 지원에 힘을 얻은 헤르난데스는 더 신들린 듯 한 역투로 한계투구 수 115개에 6개 못 미친 109개 공을 던진 후 푸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거둔 투수 중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에 이어 역대 2번째 최연소 선수로 기록된 펠릭스의 이날 승리는 매리너스에게도 귀중한 승리였다. 작년 오클랜드에 절대 열세를 보였던 매리너스가 오클랜드를 상대로 시즌 개막 시리즈를 독식한다면 시즌시작과 함께 상승세를 탈 수 있다. 헤르난데스의 호투로 마이크 할그로브 감독은 앞으로 남은 2경기에서 여유로운 투수 운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가 이어지면 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재계약을 포기하고 시애틀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이치로를 붙잡아 둘 수 있는 명분도 생겨 숙적 오클랜드 시리즈의 전적이 전반기 팀 분위기를 좌우할 수도 있다. 물론 한 경기 결과만으로 시즌전적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헤르난데스의 역투가 팀 분위기를 완전히 띄워놓았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헤르난데스가 작년에 비해 직구와 체인지업 간 구속변화가 좋아졌고 문제로 지적됐던 볼 컨트롤도 좋아져 앞으로 랜디 잔슨이 거의 모두 보유하고 있는 매리너스의 역대 투구기록들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빼어난 구질에 공격적인 승부사기질까지 갖추고 있는 헤르난데스가 부상없이 시즌을 마감하면 사이영 상 후보까지 오를만한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더 이상 신동이 아닌 시애틀 황태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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