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합동 토론회는 각 후보 지지자들이 고성을 지르는 등 무질서한 풍경을 연출했다. 토론 문화에 약한 한인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이경로 후보의 경우 발언권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발언하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관계된 질문이나 답변에 끼어들어, 자기변명을 하는 등 지나치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관중들도 후보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사회자인 이석우 선관위 부위원장은 “토론회를 방해할 경우 퇴장 조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패널리스트의 질문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짧고 간결한 어조의 질문보다는 후보자들이 질문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창한 서두 발언을 해, 후보들로부터 질문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송웅길 후보는 후보 등록시 개인 소득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앙금이 여전한 듯했다. 송 후보는 토론회 마지막 연설에서 “(한인회장이 되면) 미국 법정신에 어긋나는 한인회칙 개정을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말하는 등 이에 대한 감정을 여러 차례 드러내기도. 또 여권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3명의 후보가 합의할 경우 선관위에서 처리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민경원 선관위원장은 3명의 후보에게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해, 여권 없이 투표하는 문제는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는 셈.
○…후보가 질문이 시작되자마자 질문자를 제외시켜달라는 황당한 해프닝도 있었다. 패널리스트인 박제진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실장은 첫 질문에서 28대 한인회가 유권자 운동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해 모델이 됐다고 전제하자마자 이경로 후보는 말을 끊으며 현재 한인회도 그때처럼 정치력신장위원회를 가동시키고 있다며 박제진 변호사를 질문자에서 제외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해, 많은 참석자들의 실소를 자아내기도.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 지지자들의 야유와 돌출발언으로 무질서하게 진행됐지만 선관위의 제재가 비상식적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토론회 직후 한 한인 여성은 “선관위 직원들이 박수를 치지 말라고 했는데 특정후보의 발언에 박수를 치는 그룹에 대해서는 선관위 직원들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분개하기도. 일부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보다 상대후보 말꼬리 잡는데 주력하자, 또 다른 한인은 “각 후보의 정책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싸움판이라는 인상이었다”며 “2차 토론회 때는 비전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동포사회의 화합을 강조해온 이세목 후보는 자신의 입장이나 구체적인 정책을 명확히 밝히기보다는 일반론적인 발언으로 일관해, 미적지근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코리안 퍼레이드 문제의 해결을 위해 30대 한인회 집행부, 이사진과 함께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하자 이경로 후보가 “우리도 이사 및 집행부의 의견을 물어 결정했다”고 따지고 들었다. 이에대해 이세목 후보는 “30대 한인회에는 이사진과 집행부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응수해, 기대(?)됐던 확전은 없었다.
○…토론회 마지막 후보 연설에서 이경로 후보는 목소리를 높여가며 ‘불법 타락 선거’를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다른 후보는 비방이라며 강력히 선관위에 항의하며 경고할 것을 주문하기도. 그러나 선관위는 이경로 후보의 주장을 증거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비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을 연출했다. 선관위와 선거 시행세칙 등이 특정 후보를 위한 것 같다는 다른 후보들의 주장이 이유 있음을 뒷받침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금옥 패널리스트가 예상치 못한 예리하고 민감한 질문으로 후보자들이 당혹해하기도. 다름 아닌 북한과 미국의 수교 문제를 들고 나온 것. 각 후보들은 예상 질문에 없었던 탓인지 조심스럽게 대답하는 모습이었다. 송웅길 후보는 “서로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이세목 후보는 “한인동포와 북한 동포에 서로 도움 되는 일을 찾아 보겠다”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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