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열면 세상이 보인다’
▶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자연보호’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을 보호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당연히 인간입니다.
그런데 자연보호라는 말이 틀린 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면 되는 것이지 인간이 인위적으로 보호한다고 보호되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들은 극단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간이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자연의 보호를 받고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인간이 자연을 보호해야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사실은 틀린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까치 때문에 생기는 정전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정전사고를 복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1년에 수백억원이나 됩니다.
이유는 까치가 까치집을 지으면서 나뭇가지를 사용하지 않고 철사나 쇠붙이 종류를 사용하면서 정전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까치들이 나무에 집을 짓지 않고 전봇대 위에 집을 지으면서 정전사고가 더욱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까치에게 물어보기 전에 동물행동학자들에 따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까치들이 집 지을 나무들을 사람들이 모두 베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학교 주변에 그 많던 미루나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발 달린 나무들이 이사를 간 것일까요? 아닙니다.
인간들에 의하여 사라진 것입니다. 따라서 까치로 인해 발생하는 정전사고는 결국 인간이 그렇게 자초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까치를 위하여 까치집을 따로 만들어 주는 것이 해결책이고 자연을 보호하는 것일까요?
이 이야기는 모두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통하여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동물의 행태와 오묘한 자연과의 조화를 살펴보며, 인간이 동물의 세계를 이기적인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알려 줍니다.
그에 따르면 동물은 인간의 흥미를 만족시켜주는 구경거리가 아니며, 포획의 대상이나 돈벌이의 대상이 아닙니다.
저자는 인간이 동물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 친화적인 태도를 갖는다면 동물은 물론 인간들에게도 유익이 된다는 점을 동물들의 의사소통과 사회생활 그리고 종족번식 등에 대한 특성들을 인간의 것들과 비교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인 최재천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 전임강사와 미시간대의 조교수로 활동하다가 귀국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동물행동학과 생물학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동물과 관련한 어려운 이론이나 실험, 그리고 여러 이야기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말과 글로서 전달하는데 아주 특별한 달란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어가다 보면 무궁무진하고 흥미로운 동물들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것으로부터 삶의 중요한 교훈들을 얻게 됩니다.
이 책에는 개미 사회의 기가 막힌 이야기들과 암컷과 수컷의 사이가 너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원앙새가 사실은 암컷 앞에서 공개적으로 바람을 피운다는 이야기와 동물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암컷 중심의 세계라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우리가 미처 알고 있지 못한 동물과 곤충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내용들을 통하여 인간들의 올바르고 바람직한 생활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늘 이렇게 주장합니다. 알면 사랑한다고... 이 말. 가슴에 새겨 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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