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목 후보 선거대책본부 박호성(오른쪽) 본부장이 민경원(왼쪽에서 두번째) 선관위원장에게 선관위의 무원칙적인 일처리에 강력 항의하고 있다
이경로후보 요구→선관위 긴급소집→ 세후보 합의→선관위 거부
이경로 후보도 반대 안한다 면죄부 인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원)가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편들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11일 오후 7시 선관위는 긴급 모임을 소집했다. 안건은 이경로 후보가 보낸 ‘투표시 여권 지참 면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선관위는 이 모임에 이경로 후보뿐만 아니라, 이세목, 송영길 후보를 함께 불렀다.
이경로 후보측은 ‘여권 소지 의무를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으로 대체할 것’과 ‘합의 후보들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재선거가 요청될 경우 14일 선거에서 다수 특표자를 단일 후보로 추대할 것을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여권 없이 투표할 것을 꾸준히 주장해온 이세목, 송웅길 후보는 뒤늦은 이경로 후보의 제안에,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규정을 바꿀 수가 있는지 어리둥절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사실 이세목, 송웅길 후보는 지난 3월23일 선거 공고 이후 여러 차례 강력하게 선관위에 여권 없이 투표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처음에는 선관위도 규정 변경이 회칙에 어긋나지만 3명의 후보가 합의한다면 추진해볼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경로 후보는 ‘자신도 여권 없이 투표하기를 바라지만 규정 변경이 회칙 위반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지난 9일 2차 합동토론회에서도 재확인했다.
이경로 후보가 반대해왔기 때문에 당연히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선관위의 민경원 위원장은 여권 소지 규정을 변경하자는 다른 후보의 호소를 강력히 묵살해왔다. 심지어 지난 7일 선관위는 성명서를 통해 “한인회칙에 선거권 자격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들이 이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며 동시에 선관위에 이의 적용을 위반해 해석 실시하라는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는 절대 변경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논의는 선관위의 업무를 방해하는 중대한 행위”라고 못 박았다.
선관위는 또 “오늘 이후 어떠한 후보든지 투표를 앞두고 유권자의 자격을 오도, 변경을 요구하는 후보는 선관위 규정(제21조4항)인 선관위 활동 및 업무 방해에 적용되어 후보자 등록을 무효 처리할 예정”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그러나 이날 이경로 후보는 마치 큰 결단을 내린 것처럼 “투표하는 한인 노인 등 유권자의 편의를 위해 회칙을 위반하지만 3명의 후보가 합의해 규정을 변경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 속내는 이경로 후보가 토론회에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가 규정 변경에 반대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 있다. 여권 소지에 대한 불편함이 자신의 득표에 감점이 될 것을 우려한 이경로 후보가 선관위에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경원 선관위원장은 자신이 불과 며칠 전에 이 문제를 거론할 경우 등록 무효 시키겠다고 서슬 푸르게 말했던 것과 달리 흔쾌히 수락, 후보들이 선관위 사무실에서 합의할 수 있도록 자리까지 비워준 것이다.
이날 선관위 사무실에 모인 3명의 후보들은 우여곡절 끝에 합의했지만, 선관위는 불과 5분 만에 규정을 변경할 수 없다고 최종 결정했다. 투표를 2일 앞두고 이경로 후보와 선관위의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해프닝이었다. <선거특별취재팀>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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