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공대 총격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조승희(23)씨가 사건 당일 NBC-TV에 사진과 비디오, 기록 등이 담긴 우편물을 발송했다고 경찰이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뉴욕의 NBC방송이 오늘 아침 조승희씨가 보낸 우편물을 받았다며 여기에는 여러 장의 사진과 비디오, 글이 들어 있었으며 NBC는 이를 받은 즉시 당국에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포에는 1,800 단어 분량의 장황한 글과 이를 읽는 조씨의 모습, 두 권총을 들고 흔드는 모습 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들어있다.미국 언론들은 조씨가 읽은 글을 ‘선언문’(Manifesto)으로 명명했다.조씨가 NBC-TV 스티브 캐퍼스 사장 앞으로 보낸 문제의 소포를 부친 시각은 1차 범행후 1시간 45분이 지난 16일 오전 9시 1분이다. 1차 범행후 2차 범행 착수까지 2시간이나 걸렸던 이유가 처음 풀린 것이다.
조씨는 이 선언문을 통해 부자와 기독교에 대한 악담을 퍼붓고, 특히 쾌락주의에 대해 경고하고 보복을 선언했다.벤츠, 금목걸이로도 충분치 않아 이 속물들아, 너희들의 방탕함도 너의 쾌락적 요구를 채워
주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너희들은 모든 것을 가졌어, 너희들은 오늘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기회와 방법이 있었는데 너희들은 내 피를 흘리길 결정했어 등등.
이 선언문으로 볼 때 앞서 기숙사에서 발견된 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지른다(You caused me to do this)는 조씨의 메모는 특정 여학생이 아닌 일반인 전부를 지칭하는 것이며, 자기 범행이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버지니아주 경찰 당국자는 글과 영상들이 담긴 이 우편물이 이번 수사에서 아주 새롭고 중대한 단서일 수 있다며 지금 이의 가치를 분석, 평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편물은 연방수사국(FBI)에 넘겨져 분석되고 있다.NBC방송도 조승희가 사건 당일 1차 범행과 2차 범행 사이에 보낸 것으로 보이는 우편물을 받고 이를 당국에 신고했다고 보도하면서 유족들 관련 정보의 예민성 등을 숙고해 입수된 정보의 구체적인 내용은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씨가 NBC-TV에 자신의 범행 목적을 설명하는 우편물을 보낸 것은 자신의 범행을 개인적 차원이 아닌 대의에 위한 ‘테러’로 합리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조씨가 선언문을 통해 부자에 대한 분노를 표하고, 이들에 대한 복수를 경고한 것은 자신의 범행이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한 것임을 주장한 것이다.
지난 1970년~1990년대 이른바 ‘유나보머’(Unabomber)라고 불린 연쇄 편지 폭탄 테러범 시어더 카진스키가 ‘유나보머 선언문’이라고 명명된 ‘산업 사회와 미래’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현대 기술 문명 위험성 경고를 자신의 범행 목적이라고 주장한 것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테러로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부상시킨 카진스키에게 ‘유나보머’란 별명이 붙은 것은 그가 주로 대학(University)과 공항(Airport)에 우편 폭발물을 보낸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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