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구성원 일원으로 치유 동참해야
지난 16일 한인 조승희에 의한 총기난사 참극이 벌어진 버지니아공대에는 한인 교수 10여명 이상이 재직하고 있다. 본보는 사건 당일 현장 인근에 있었던 하동삼 교수와 2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캠퍼스 분위기와 당시 상황 등을 알아봤다. 이 대학에 21년 째 근무 중인 하 교수는 전기공학&컴퓨터공학과를 담당하며 학부와 대학원 한인학생회 지도교수를 맡고 있다.
■당시 상황은? -당일 오전 9시께 출근해 공대 교수실에 있었다. 창밖으로 요란스럽게 지나가는 경찰차와 구급차를 보며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다. 두 번째 총격이 공대건물에서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총격소리는 듣지 못했다. 잠시 후 비서가 문을 닫으며 창가에 서 있지 말고 사무실에서 나오지 말라는 대학 당국의 지시가 e-메일로 전달됐다고 말해 정오까지 사무실에 머물렀다. 총격전이 났다는 소식을 나중에 접하고는 너무 놀랐다. 옆방을 쓰던 공대 교수와 전기과 학생도 희생됐다.
■첫 번째 총격이 오전 7시15분께 있었는데 9시 출근 당시 캠퍼스 진입에는 문제가 없었나? -출입 통제는 전혀 없었고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한 채 평소처럼 출근했다.
■대학의 안일한 대처 지적에 대한 의견은? -대학 당국이나 지역경찰국은 당시 갖고 있던 정보로는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첫 번째 총격이 있었던 기숙사는 메인 캠퍼스와 떨어져 있고 기숙사에서 일어난 독립사건으로 볼 수도 있었다. 어찌됐건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다.
■그간 대학내 한인학생에 대한 인식은? -좋았다. 늘 공부도, 일도 열심히 하는 민족으로 알고 있다.
■조승희와 개인적 교류는? -전공학과가 달라 만날 기회가 없어 개인적 친분은 없었다.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학부와 대학원 한인학생회원들과도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요즘 학교 분위기는? -오늘(20일) 12시에 열린 추모행사에 다녀왔다. 곳곳에서 학생들이 모여 함께 눈물을 흘리며 슬픔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한인학생에 대한 반감은? -교수회의에서도 거론된 얘기지만 행여 발생할지 모를 한인학생에 대한 보복행위를 차단하려고 대학은 캠퍼스내 경찰순찰을 강화하고 있고 이미 전담부서를 만들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인사회 대처방안에 대한 의견은? -범인이 한국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한인사회 전체가 책임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지역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이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 함께 동참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할 뿐이다. 한인사회가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한인의 위상을 높여 나가야 한다.
■추모기금을 모금한다는데? -학부와 대학원의 2개 한인학생회를 중심으로 추모기금 모금운동이 전개 중이다. 모금액 전액을 대학에 전달해 대학 결정에 따라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 차원의 모금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기타 움직임은? -그간 한인학생회는 인근 초등학교에 매년 기금을 전달해오고 소방국과 지역도서관 등의 자원봉사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해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학생회는 앞으로 학부와 대학원의 한인학생들이 서로 연계하는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학부와 대학원 한인학생 사이의 교류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인학생회는 대학원생들이 형·누나, 언니·오빠로서 학부 후배들을 이끌어주면서 1.5·2세 및 유학생 사이의 문화적·언어적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데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아 실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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