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제공 ‘신 성전운동’ 선포
뉴욕을 비롯한 미전역 대도시의 교계가 추방 위기에 처한 서류 미비자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근 미국 내 서류 미비자에 대한 무차별 단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개신교와 천주교 교회들은 9일 뉴욕, LA, 시카고, 시애틀, 샌디에고 등 미 전역 5개 대도시에서 추방 위치에 처한 서류 미비자를 돕기 위해 ‘신 성전 운동’(New Sanctuary Movement)을 선포하고 앞으로 교계가 이들을 보호하고 피난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뉴욕 지역에서도 이날 5명의 교계 지도자들이 오전 11시 맨하탄 59가에 위치한 성 바울 성당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신 성전운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신 성전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맨하탄 리버사이드교회를 비롯한 5개 교회는 추방 위기에 처한 중국과 아이티 공화국 출신 2가정의 추방 저지를 돕고 있으며 이들에게 추방 명령이 내려지면 피난처를 제공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브루클린에 위치한 3곳의 루터란 교회도 현재 한 이민자 가정을 돕고 있으며 추방 위기에 처한 이민자 가정을 돕기 위해 연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이유는 최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서류 미비자 단속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이 체포 또는 추방돼 고통을 받는 이민자 가정이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류 미비자 부모를 둔 미국 시민권자 자녀들이 부모의 체포 또는 추방으로 인해 졸지에 보호자를 잃어버리거나 부모가 추방된 나라로 함께 이주한 뒤 문화 차이로 고통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
실제로 ICE의 추방 통계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추방된 서류 미비자 숫자가 지난 2005년 3만7,000명에서 2006년에는 22만1,664명으로 7배 이상 급증했으며 현재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이에 따라 지난 1일에는 뉴욕시에서 3,000여명의 이민자들이 모여 이민 가정의 분열을 초래하는 ICE의 서류 미비자 단속을 성토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데 이어 교계도 상처받은 이민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교파를 초월한 움직임에 나선 것.
저드슨 기념 교회 다나 샤퍼 목사는 “뉴 성전 운동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교계가 자신들의 나라에서 발생한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밀입국한 중앙 아메리카인들의 추방을 저지하고 피난처를 제공한 성전 운동을 모태로 한 것이다”며 “당시 미국 정부는 피난처를 제공했던 교계 지도자들을 형사법 위반으로 체포했으나 레위기 19장 33~34절의 성경적 명령에 따라 지도자들을 묵묵히 이들을 보호했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미국 교계는 이번에도 성경적 명령에 따라 어떤 위험이 있더라도 추방 위기에 처한 이민자들을 끝까지 도울 것”이라며 강조했다.
ICE 마크 레이몬디 대변인은 교계의 이번 선언과 관련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법 위에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다”며 “연방 판사의 추방 명령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재호 기자> jhy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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