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쩐의 전쟁’서 섹시하고 강한 모습 변신
연극ㆍ뮤지컬 출연으로 에너지 100% 충전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즐겁습니다.
탤런트 김정화(24)가 기존에 보여줬던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동생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섹시하고 강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그는 16일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사랑에 배신당한 후 복수를 위해 독하게 변하는 사채업자 이차연 역을 맡아 박신양, 박진희와 호흡을 맞춘다.
변화는 첫 방송에서 이미 예고됐다. 착하고 순수한 부잣집 아가씨 이차연은 약혼자 금나라(박신양 분)가 빚에 몰려 자신 대신 돈을 택하자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얼굴에 돈다발을 뿌리는 것으로 분노를 뿜어냈다. 그는 이후 사채업자로 변신한 금나라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180도 변신한다. 순진했던 모습은 간데없이 차갑고 도발적으로 바뀐다.
그 동안 치마 입은 모습을 거의 안 보여드렸어요. 평소에도 치마를 잘 안 입는 편이구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주로 하이힐에 원피스 차림으로 나와요. 게다가 섹시하고 도도한 콘셉트예요. 그 동안 입어보지 못했던 화려한 의상을 많이 입고 있어요(웃음).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김정화는 과거와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새까맣고 두툼했던 눈썹으로 ‘송충이 눈썹’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앳되고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가 강했다. 18세에 데뷔했던 것도 그런 이미지를 한몫 거들었다.
하지만 24세의 김정화에게서는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우선 ‘송충이 눈썹’은 대폭 가늘어진 데다 브라운톤으로 바뀌어 인상이 확 달라보이게 했다. 머리카락 색깔도 브라운톤이 돼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통통했던 젖살이 빠져 더욱 늘씬하게 보였다. 천진난만하고 선한 미소는 여전했지만.
제 변화된 모습을 보고 ‘코를 높였네’ ‘눈을 찢었네’라는 등의 글이 인터넷에 막 오르더군요. 그런데 사실 전 염색한 것밖에 없거든요. 한 가지 더 있다면 늘 이마를 덮었던 앞머리를 길러 뒤로 넘긴 것이구요. 그만큼 달라져 보인다는 의미라 재밌기도 하지만, 사실 제가 소심한 A형이라 그런 글들을 보면 은근히 상처도 받아요(웃음).
그가 유난히 달라 보이는 것은 2년여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05년 3월 막을 내린 SBS ‘세잎 클로버’ 이후 김정화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업(동덕여대 방송연예과 4학년 휴학 중)에 충실했고, 연기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연극, 뮤지컬 무대로 ‘외유’를 했던 것.
‘세잎 클로버’가 도중에 연출자가 바뀌는 등 순탄치 않게 진행됐는데 그 드라마를 하면서 제 연기생활을 돌아보게 됐어요. 내가 연기를 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죠. 그러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는 연극 ‘바냐 아저씨’와 뮤지컬 ‘밑바닥에서’에 출연하며 무대를 경험했다. 특히 ‘밑바닥에서’에서는 창녀를 연기하며 춤과 노래 실력을 뽐냈다. 왠지 ‘몸치’일 것 같고 왠지 음치일 것 같은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 것.
남들에게 보이는 것보다 나 스스로 뭔가를 느끼고 얻어갈 수 있는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무대에 서기까지는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너무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사실 노래에 대해 콤플렉스가 많아서 그전까지는 남들 앞에서 잘 부르지도 않았고 혼자서도 부르는 것을 즐기지도 않았어요. 자신감이 없었죠. 그런데 뮤지컬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앞으로도 뮤지컬은 계속 하고 싶어요.
인터뷰에 동행했던 그의 매니저 이은영 씨는 정화가 노래도 진짜 잘 부르고 춤도 진짜 잘 추는데 너무 겸손해한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브라운관에 보이지 않았던 2년간 그는 새롭게 에너지를 충전했다.
데뷔 후 4년간 줄곧 겹치기 출연을 하며 숨돌릴 틈 없이 활동했던 그는 한동안 쳇바퀴 도는 생활을 통해 가진 것을 모두 소모하며 활동했는데 이제 다시 활력을 얻었다면서 예전에 비해 많이 여유로워졌고 또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모든 것이 새로워보인다며 활짝 웃었다.
비단 캐릭터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이번 ‘쩐의 전쟁’에서 그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 내적으로 성숙해진 김정화의 제2 라운드가 열린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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