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 군목인 로저 베니모프 목사는 두 번씩이나 파병된 이라크에서 126페이지 분량의 전쟁 일기를 썼습니다. 뉴스위크 지 최근호는 이 전쟁 일기를 ‘전쟁과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다뤘습니다.
베니모프 목사는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참상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하는 회의 속에서 하나님을 완전히 떠나 버릴 뻔 하였던 영적 위기를 체험했습니다. 뉴욕에서 유태인 계로 태어난 베니모프 청년은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원해 개신교 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군인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일이 내가 최고로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일이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군목에 만족했습니다. 그는 이라크에 두 번째로 파병됐을 때 최전선 근무를 자원하였습니다. 거기서부터 목사로서의 인생에 큰 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베니모프 목사는 많은 병사들의 장례식을 치루는 일이 목회보다 더 많아지자 영적인 공황상태를 경험합니다. ‘슬픔의 잔이 내속에 꽉 차있는데’ 다른 일체의 것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영적 무감각 상태를 체험합니다. 곁에서 죽는 젊은 병사들을 보면서 “좋으신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째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날 수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답을 줄 수 없는 자신의 한계성을 체험합니다. 또 전쟁터에 오자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성에 무능함과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왜?” 라는 질문을 하나님에게 계속 퍼붓다가 하나님을 저주하고 욕하고, 돌아서는 참담함을 체험합니다.
이라크에서 임무를 마치고 미국 집에 돌아온 후에 증상은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결혼 생활에도 위기가 옵니다. 불면증으로 시작된 영적 방황은 악몽으로 이어지고, 6개월 만에 체중이 30파운드나 줄어드는 육체적인 아픔까지 겪습니다. 베니모프 목사는 이 위기를 믿음이 좋았던 아내의 지혜와 결정으로 반전시십니다. 아내는 방황하는 남편을 붙들고 “하나님은 좋은 분이다”, “믿음으로 이겨라”하는 판에 박힌 말을 중단 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하나님을 고뇌 속에서 체험하도록 하나님께 맡겨 버립니다. 그러나 곁에서 기도하면서 남편을 버리지 않고 지켜줍니다.
미국 정부도 베니모프 군목에게 월터 리드 육군 병원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돌보게 합니다. 베니모프 목사는 자신과 똑같은 의문을 질문하
는 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상처받은 치료자’가 되어 갑니다. 그들을 위로하려다 보니 자신이 할 말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성경 말씀을 펴고 함께 기도합니다. 결국 베니모프 목사는 고통 속에서 기다림을 배우고, 고통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도 고통의 한가운데서 포기하지 마십시오. 나보다 더 큰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의 신음을 들어보시고 그들에게 손을 펴보십시오. 하나님은 고통 속에도 살아계십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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