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에 2년전 결승 패배 설욕 2-1
7번째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
AC밀란(이탈리아)이 리버풀(잉글랜드)을 누르고 2년전 결승에서 당한 패배를 되갚으며 통산 7번째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23일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픽스테디엄에서 펼쳐진 2006-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AC밀란은 필리포 인자기(33)가 전후반 각 1골씩을 터뜨려 종료직전 디어릭 카우트가 한 골을 만회한 리버풀을 2-1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이날 승리로 AC밀란은 2년전 역시 리버풀과 맞붙었던 이 대회 결승에서 전반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 동점을 허용한 뒤 승부차기에서 패해 우승컵을 빼앗겼던 한을 풀었다. 또 대회 통산 7번째 우승으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보유한 대회 최다우승기록(9회)에 2개차로 육박했다. 이탈리아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승부조작 스캔들로 인해 당초 이번 대회 출전자격을 박탈당했다가 추후 UEFA의 감형조치로 아슬아슬하게 출전자격을 되찾은 AC밀란이었기에 우승의 감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AC밀란 주장 파울로 말디니가 우승컵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력상 다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던 AC밀란이었지만 전반에는 리버풀의 기세에 눌리는 모습이었다. 리버풀의 오른쪽 날개로 나선 저메인 페넌트는 욘-아르네 리세, 사비 알론조와 함께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한 것은 물론 수차례 AC밀란의 왼쪽 측면을 돌파해 위협적인 득점찬스를 만들어내며 공격을 주도했다. 페넌트는 전반 10분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볼을 가로챈 뒤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어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오른발 땅볼슛이 AC밀란 골키퍼 디다의 다이빙 선방에 막혔고 23분과 27분, 32분에도 잇달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스티브 제라드와 사비 알론소, 리세의 슛이 빗나가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미드필더의 주도권을 빼앗긴데다 수비수들이 볼키핑 미스로 상대에 볼을 빼앗기는 실수가 여러 번 나오는 바람에 예상외로 고전하던 AC밀란은 전반 종료직전 승부의 흐름을 180도 뒤바꿔놓은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 45분 카카가 문전 정면에서 볼을 잡아 돌파를 시도하는 순간 뒤에서 따라온 알론소가 그를 밀쳐 정면 페널티서클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은 AC밀란은 키커 안드레아 피를로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뛰어들던 인자기의 왼쪽어깨에 맞고 굴절되면서 행운의 선취골을 뽑아냈다.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 오히려 뼈아픈 선제골을 내준 리버풀은 후반 실점만회를 위해 공세를 강화했으나 계속해서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특히 주장 제라드는 후반 18분 상대 지역에서 AC밀란 수비수 겐나로 가투소의 실수로 볼을 가로챈 뒤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디다와 1대1로 맞섰으나 오른발슛이 디다에게 걸려 결정적인 동점찬스를 날렸고 27분에 날린 회심의 오른발슛은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비껴나갔다.
리버풀은 후반 33분 꺽다리 스트라이커 피터 크라우치를 투입, 마지막 활로 개척에 나섰으나 불과 4분 뒤인 37분 AC밀란에게 승부에 쐐기를 박은 치명적인 추가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리버풀 진영 중앙에서 볼을 잡은 카카가 일자로 선 수비수 3명 사이를 꿰뚫는 절묘한 ‘킬러패스’를 찔러줬고 타이밍에 맞춰 쇄도한 인자기는 뛰쳐나온 골키퍼 호세 레냐를 따돌리고 재차 몸을 날린 레냐의 밑으로 빠져나간 땅볼슛으로 승리를 부른 ‘피니시 블로우’를 터뜨렸다. 인자기로선 이 대회 69번째 경기에서 따낸 42번째 골이었다.
막판 필사적인 공세로 나선 리버풀은 후반 44분 왼쪽 코너킥을 다니엘 애거가 헤딩으로 연결한 볼을 카우트가 강력한 헤딩으로 꽂아 넣어 2-1로 추격하며 2년전 역전극의 재현을 노렸으나 이번엔 기적보다 주심의 종료휘슬이 더 빨리 찾아왔다.
AC밀란의 필리포 인자기가 후반 37분 리버풀 골키퍼 호세 레냐의 밑으로 빠져나가는 땅볼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추가골을 터뜨리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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