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세 스튜어디스 오성희씨가 제트블루의 서부본부인 롱비치 공항에서 비행기를 배경으로 서있다.
“나이요? 하늘에선 언제나 청춘이죠”
MBC 탤런트 출신
다양한 손님 만나 행복
“자신감 열정만 있다면
아줌마들도 도전하세요”
‘하늘에서는 언제나 청춘’
롱비치공항에 서부 본부를 둔 항공사 제트블루의 비행기에 타면 보기 드문 한인 1세 스튜어디스 오성희(58)씨와 만나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내년이면 환갑이란 나이가 무색하게 승무원 옷을 입는 순간 일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만 남는다는 오씨. 꿈 많던 여대생에서 TV 탤런트로, 스튜어디스로, 가정주부로 평범치만은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하늘에 대한 꿈과 열정을 포기 못해 다시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2003년 제트블루로 옮기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롱비치까지 비행기로 출퇴근하고 있는 셈이지만, 매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이 즐겁다고 한다.
오씨는 “한번은 한인 노인을 만나 친절히 대해 드렸는데, 그 딸로부터 감사 전화를 받은 적도 있었다”면서 “고객들이 반응해 줄 때 보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오씨는 잠깐이지만 TV 탤런트였다. 경기여고를 나와 이화여대 무용과에 재학중이던 오씨는 우연히 MBC TV 공채 탤런트 선발에 응시해 합격했고, CF도 촬영하고, TV쇼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개성파 인기 탤런트 임현식, 김애경씨가 오씨의 동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좋아했던 오씨는 1970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시험만 2개월에 걸쳐 5차례를 볼 정도로 당시 스튜어디스는 한국사회에서는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었다.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가 되면서 짧은 스튜어디스의 생활을 접어야 했던 오씨에게는 항상 미련이 남았다. 1992년 오리건주 포틀랜드로 이주해오면서 오씨의 스튜어디스의 꿈은 부활했다.
1996년 아메리칸에어라인(AA)에 합격해 잠시 승무원 생활을 시작했다가, 가족 때문에 다시 일을 접었던 그녀는 2001년 집도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본격적으로 승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9.11이 터지면서 항공사의 대량 해고로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다른 항공사를 거쳐 4년전부터 제트블루에서 일하며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돈 때문도 아닌데 왜 그러느냐”며 말렸던 가족도 이젠 스튜어디스인 ‘엄마’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큰아들, 외교관인 둘째 아들, 주류 대형 의류업체 트렌드 분석가인 셋째 아들, 일본에서 검도 사범으로 활동하는 넷째 아들까지 잘 성장해 준 4형제가 오씨에겐 큰 자랑이다.
오씨는 “자신감과 열정만 있다면 다른 ‘아줌마’들도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면서 “직원을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제트블루가 좋아 오래도록 스튜어디스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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