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시총 3위 탈환
▶ 엔비디아와 협업·핵심인재 영입에
▶ 완성차→피지컬 AI 플랫폼 재평가
▶ 증권사 목표주가 잇따라 상향 조정
▶ 반도체서 로봇주로 투심 옮겨가
현대차가 새로운 밸류에이션(가치평가) 국면을 맞이한 것은 기존 완성차 업종에 대한 관점을 넘어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반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 역량에 더해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축적하는 행동 데이터와 이를 반복 학습시키는 구조가 갖춰지면서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경쟁사 대비 할인 요인으로 꼽혔던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업, 핵심 인재 영입 등 긍정적 변화가 이어지며 리레이팅(재평가) 기대가 커졌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현대차를 기존 완성차 업체 관점에서 벗어나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아우르는 ‘AI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하고 나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로봇 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되면서 비교 기업(피어 그룹)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며 “전기차·자율주행·로봇 사업까지 확장을 추진하는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6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샤오펑, 샤오미, 비야디(BYD) 등을 현대차의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
특히 피지컬 AI 시대에 현대차그룹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지컬 AI는 반도체칩이나 알고리즘보다 실제 환경에서 축적된 행동 데이터가 성능을 좌우한다. 로봇의 어떤 행동이 성공이었는지 뿐만 아니라 실패 시 책임까지 포함한 데이터가 쌓여야 행동 반응이 정교해지고 미끄러짐 등 예외적인 상황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은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로봇을 직접 운영하며 행동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대량생산과 품질관리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구글이 로봇 학습용 AI 모델과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하고 엔비디아가 추론칩 등 컴퓨팅 인프라를 담당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공장·물류 현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실증까지 맡아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저평가 원인이던 자율주행 경쟁력이 기대 요인으로 전환됐다”며 “엔비디아가 ‘알파마요’를 출시하면서 현대차가 스마트폰 산업의 삼성전자(005930)처럼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했던 엔비디아 부사장 출신 인재를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적자원 확보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 조정됐다. 테슬라는 주가수익비율(PER) 202배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으며 샤오펑은 PER 58배, 샤오미·BYD·리오토는 16~20배 정도다. 반면 현대차는 이날 기준 PER 10.08배에 그친다. HSBC와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각각 32만 원에서 58만 원, 36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대신증권(45만 원→50만 원), 한화투자증권(34만 원→49만 원), 한국투자증권(36만 원→44만 원), SK증권(33만 원→55만 원) 등도 목표가를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가치도 기업가치 재평가의 주요 요소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테슬라의 시가총액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차지하는 가치와 비교해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가치를 277억 달러(약 40조 2000억 원)로 평가했다. SK증권은 현대차 로봇 사업 가치를 약 26조 8000억 원으로 산정했다. 현대차가 로봇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의 재평가로 반도체에 쏠려 있던 투자심리가 로봇주 전반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이날 전일 대비 19.14% 오른 10만 7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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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헌·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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