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엔 한 집 건너 은행
LA 한인타운에 은행이 넘쳐난다. 최근 몇 년간 한인은행들의 개설 경쟁이 가열되면서 한인타운에는 10개 은행 26개 지점이 몰려있다. 다운타운과 외곽 지역에 기반을 둔 몇 몇 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타운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타운 진출’과 ‘타운 영업망 확대’를 내건 한인은행들의 지점 개설 바람은 아직도 뜨겁다. 한인은행들의 ‘타운 대전’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개설 러시… 곧 30개 돌파
후발은행들도 입성 준비
“아직도 성장여력 충분”
일부선 ‘포화상태’ 지적
▲‘40개 지점 시대’ 눈앞
윌셔은행과 태평양은행은 조만간 6가와 올림픽가에 각각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며 새한은행은 연내 올림픽가과 웨스턴가에 한꺼번에 2개 지점을 새로 낸다. 여기다 유니티, 신한이 타운 영업망 확충 방침을 구체화한 상태며 US메트로, 퍼스트스탠다드 등 후발 은행들도 1-2년내 타운 진출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경우 타운내 지점수는 30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에서는 향후 3년내 ‘타운 지점 40개 시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한인타운에 2개 지점을 운영중인 새한의 경우 연말 완공 예정인 ‘마당’샤핑몰내 입점하게 되면 기존의 웨스턴점을 포함 두 블록 사이에 2곳의 지점을 갖추게 된다. 새한측은 마당내 지점은 VIP 위주 마케팅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태평양은 다음달 현 한국자동차 건물에 올림픽지점을 오픈, 타운내 복수 지점을 갖게 되며 8월중 에퀴터블시티 플라자에 오픈하는 윌셔은행 윌셔점은 한인은행 첫 6가 지점이 된다.
한인은행들의 타운 지점 수는 5월말 현재 한미가 8곳으로 가장 많고 중앙 4곳, 윌셔 3곳, 나라 ·새한·미래·우리은행이 각각 2곳이다. 거리별로는 윌셔와 올림픽에 각각 9의 지점이 포진해있다. 하지만 태평양 올림픽점, 새한 올림픽점이 잇달아 문을 열면 올림픽이 윌셔를 제치고 ‘최고의 은행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웨스턴에는 5곳이 영업중이며 버몬트에는 한미은행 버몬트점이 유일하다.
▲왜 한인타운인가
한인은행들에게 한인타운은 아직도 매력적이다. 성장여력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US메트로은행의 김동일 행장은 “한인업체들이 대거 밀집한 데다 인구유입도 꾸준해 상대적으로 예금과 대출 모두 안정적인 시장”이라며 “경제규모도 제2 한인타운이라는 가든그로브와 비교할 때 최소 20배, 최대 30배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한은행의 애니 안 부행장은 “한인타운의 경우 로컬 한인 외 한국 유입 자본 등 고객 구성이 다양해 영업환경은 타지역보다 월등하다”며 “이런 점에서 지점 오픈 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간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타운의 경우 ‘잘 나가는 지점’들의 예금 대출 규모는 웬만한 소형 은행 수준인 4억-5억달러를 상회한다. 한미 윌셔점이나 나라 올림픽점, 중앙 올림픽점의 경우 이 범주에 속한다.
중앙은행의 안상필 부행장은 “전체 은행 실적에서 한인타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는 될 것”이라며 “타운 지점장들 인선시 상대적으로 경력과 실적을 더 중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다음 달 올림픽가에 새 지점을 오픈하는 태평양은행의 장정찬 행장은 “후발은행 입장에서 타운 지점의 경우 은행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적잖다”고 말했다.
▲블루오션을 찾아라
‘타운이 아닌 블루오션을 찾아라.’
한인은행들의 타운지점 개설 경쟁이 격화되면서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일부의 목소리다. 자칫 한인은행들간 과열경쟁으로 타운조차 ‘레드오션’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부 신규 타운지점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지 못하는 것도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다.
시장 규모로 볼 때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은행 고위간부는 “타운에 새 지점을 오픈하려고 지도를 펼쳐놓고 보지만 진짜 자리가 없다”며 “한 집 건너 은행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류은행들의 한인 공략이 강화되면서 타운도 더 이상 소수계 마켓이 아니다”라며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타운에 안주하기보다 비한인 시장 공략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은행이 한인은행으로는 처음 베벌리힐스점 개설을 추진, 백인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규모면에서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은 다소 무리지만 ‘이스트웨스트’ 같은 중국계 은행의 경우 베벌리힐스나 센추리시티, 온타리오 등 백인 중심지역에 과감히 진출하고 비중국인 고객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 것은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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