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와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까. 워싱턴 DC나 샌프란시스코 등과 같이 생활비가 많이 드는 지역에서 1년에 4만달러로 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돈을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우선 봉급을 받으면 10%는 저축하라. 쓰기 전에 제쳐두라. 봉급이 오르더라도 상관 말고 그렇게 하면 돈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리고 요리하는 것을 배워라. 그러면 외식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가치가 감소하는 자산에 돈을 쏟아넣기 위해 절대로 빚을 얻지 말라.
요리 배우기·커피 끓여 마시기 등 절약 습관화가 관건
컴퓨터 등 기기 기다렸다 구입하면 같은 기능에 저렴
401(k)나 IRA에 즉각 가입, 회사 제공 매칭 최대활용
룸메이트·파트너와 같이 살며 부대비용 많이 줄일수도
카페에 가면 라테를 시키지 말라. 사소해 보이는 일이지만, 습관이 돼버리면 주머니 돈을 빼앗는 나쁜 행동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도록 하라. 얼마든지 보다 효율적으로 돈을 사용할 수 있다.
너무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목돈은 처음부터 마련되지 않는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명심하라. 절약이 하나의 확고한 생활패턴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가능하면 파트너를 찾아서 같이 사는 게 절약하는 길이다. 혼자 살면 각종 부대비용이 고스란히 나간다. 그러나 둘이 같이 살면 이 비용을 공유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이혼은 자산을 급격히 감소시키는 ‘원흉’이다.
은퇴를 앞둔 50, 60대가 얼마나 절약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상대적으로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의 절약에 대한 논의는 미지근하다. 그러나 젊어서의 절약은 인생에서 긴요하다. 저축이나 투자기간이 길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도 나중에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까닭이다.
25세부터 IRA나 401(k)에 매달 250달러씩 40년을 부어보자. 연 수익률을 6%로 잡으면 나중에 50만달러가 된다. 하지만 만일 45세부터 시작한다면 매달 1,078달러를 내고 65세가 돼야 50만달러를 모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젊어서부터 절약이 몸에 밴 사람들은 은퇴 후에도 생활비가 적게 든다. 소비가 적어서다.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동시에 은퇴 후 더 적은 생활비로 사는 지혜와 습관을 지니게 된다. 일석이조이다.
대도시 사회 초년병의 연봉을 4만달러로 잡아보자. 각종 세금을 제하면 매주 561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여기에서 401(k)를 10% 제하면 509달러만 남는다. 다시 말해 저축하느라 매주 52달러의 소비여력 감소가 초래된다. 생각해보라. 52달러는 써도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그저 하찮은 일에 써버릴 액수이다. 소비목록을 작성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쓴 내역을 찾을 수 있다. 52달러 절약이 그토록 괴롭고 힘든 일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절약이 절실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은퇴 후 의료비용이 무척 많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트머스 대학의 경제학교수 조나단 스키너 박사는 50세 이상 미국인 2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은퇴자들의 일부는 수입의 절반 가량이 의료비로 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섬뜩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9년께 은퇴자의 10%가 여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젊은 이들에게 하는 조언은 더 있다. 집을 팔 때에 에이전트에게 6%의 커미션을 지불하지 않도록 할 것. 중고품을 구입할 것.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 타이어는 예외지만 말이다. ‘Do-not-call’에 이름을 올려 불필요한 상업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한다. TV광고 등은 그저 재미로만 본다.
크레딧을 조회한다. 무료(www. annualcreditreport.com)로 할 수 있으니 절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 것. 케이블, 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패키지로 신청할 것. 1파운드에 2,000달러 하는 초컬릿 같이 고가품을 구입하지 말 것. 체중을 줄일 것. 1파운드 과다체중이 나중에 많은 의료비를 들게 한다.
주택가격이 정체상태이거나 하락하거나 금리가 상승할 때는 집을 담보로 돈을 꺼내 쓰지 말 것. 401(k)에 즉각 가입할 것. 디지털 카메라, TV, 컴퓨터 등 첨단 기기가 출시되자마자 구입하면 비싸다. 조금 기다렸다가 사면 한결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그렇다고 기능이 떨어지는 게 결코 아니다. 그저 남들이 다 사니까 나도 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부화뇌동하기 일쑤이다. 잠깐 참고 기다리면 합당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사 마시지 말고 직접 끓여 마실 것.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이렇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특약-박봉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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